회사에서 신세대임을 자부하는 김모씨(27·여)는 지하철에서 두 장면을 목격한 뒤 ‘차세대’로 밀려나는 느낌을 받았다.
김씨는 먼저 다정하게 앉아 MD플레이어 음악을 함께 들으며 얘기하던 20대 초반의 연인들을 보며 ‘부러움과 질투심’이 교차했다. 이들은 두 선으로 이어진 이어폰을 한쪽씩 귀에 꽂고 ‘사랑의 속삭임’을 나눴다.
“자기, 나 얼마만큼 좋아해?” “난 너를 하루라도 만나지 않으면 공부가 안돼. 그래서 매일 너를 만나야 된다니까.”
“나도 그래.”
이들은 이어폰 음악소리 탓인 듯 남들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큰 목소리로 말했다.
김씨는 초등학생들의 또 다른 대화장면을 보고 거의 ‘쇼킹 상태’에 빠져들었다.
하급생인 듯한 꼬마가 자리에 앉아있었고 상급생은 서 있었다.
서서 있던 학생이 “내가 오늘 무척 피곤해서 다리가 아프거든. 자리를 양보해주면 사탕을 줄게.”
편히 앉아 있던 꼬마가 상급생의 솔직한 ‘애원’을 받아들여 순순히 자리를 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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