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후 월드컵조직위원회 사무총장
“2002년 월드컵 공식명칭 표기 논란이 일단락돼 한숨을 덜었습니다.”
20일 만난 한국 월드컵조직위원회 문동후(52) 사무총장의 표정은 한결 밝아보였다.
최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조직위원회에 참석한 뒤 돌아온 터라 여독이 채 풀리지 않았지만 그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던 명칭 문제가 해결돼 피로도 잊었다는 것.
지난해 11월 최창신 전 총장 후임으로 중책을 맡은 문총장에게 지난 4개월 남짓 기간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월드컵 명칭 표기 문제를 비롯해 입장권 대행사 업체 선정후 일어난 잡음, 입장권판매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 등등 어느것 하나 만만한 문제가 없었다.
“늘 원칙과 투명성을 지켜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 대과없이 일을 처리해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때문이었습니다.”
문총장은 자리를 옮기기 전 총무처 조직국장을 거쳐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차관급)을 지낸 행정통. 때문에 일 처리가 명확한 반면 FIFA 및 ISL을 상대로 한 협상력이 다소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88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조직위원회 경기조정관을 지내 실무 주역으로 일한경험을 바탕으로 매끄럽게 대외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문총장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은 공동개최국인 일본과의 보조. 각종 데이터 베이스를 연결해 활용하는 것부터 자원봉사자 유니폼 디자인까지 월드컵 준비과정에서 모든 문제를 협의하고 통일해야 한다. 양국간의 오랜 라이벌 의식도 눈에 보이지않는 난관이어서 의외의 곳에서 난관에 부딪히기 일쑤다.
그럼에도 문총장은 이번 월드컵의 가장 큰 의미를 한일 공동개최에서 찾고 있다. “양국이 이처럼 큰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해본 적은 없었을 겁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면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총장은 지금까지의 월드컵 홍보가 공급자 위주였다는 점을 인정하며 앞으로는 축구팬 입장에서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