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현재 실제 이용가능한 첨단주택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서울 강남으로 가보자. 강남 일대는 최근 분양중인 새 아파트를 전시하는 상설 주택전시관과 모델하우스가 경쟁적으로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연중 운영되는 주택전시관만 6곳, 분양촉진을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모델하우스도 11곳에 이른다. 여기에 LG건설 등이 추가로 상설전시관을 지을 예정이어서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주택건설업체들이 땅 임대료만 연간 수억원을 쏟아부으며 이 지역에 모델하우스를 세우는 이유는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층이 두껍게 자리잡고 있는 데다 노른자위 재건축사업이 대부분 강남에 몰려있기 때문.
결국 모델하우스를 현지에 둠으로써 돈많은 소비자를 공략하고 재건축 수주전(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이 때문에 업체 관계자들은 모델하우스를 ‘현장 사령부’나 ‘베이스캠프’로 부를 정도다.
▽밀집 현황〓서울 지하철 2호선이 서초구와 강남구를 통과하는 구간에 집중돼 있다. 역세권에 배치, 이용자들이 쉽게 오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서초구 통과구간에선 서초역에 부동산 전문개발업체 SR개발의 ‘ESA 아파트’와 현대산업개발의 오피스텔 ‘멤피스빌’, 교대역에 경남기업 주상복합아파트 ‘이오빌’의 모델하우스가 각각 들어서 있다.
강남구 구간에선 강남역 일대에 밀집돼 있다. 양재동 방향으로 100m 남짓한 양쪽으로 대우건설의 상설주택전시관 ‘하우징플라자’를 포함, 5개가 포진한 상태.
삼성역 부근에도 부동산 개발업체 신영의 ‘로열팰리스’, 현대산업개발의 상설주택전시관 등이 자리잡고 있다. 역삼역과 선릉역 사이에는 삼성물산의 주택문화관, 두산건설의 주상복합아파트 ‘제니스타워’의 모델하우스 등이 눈에 띈다.
지하철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대림산업이 1월말 신사동 도산공원 사거리에 개장한 상설주택전시관 ‘e리빙월드’와 부동산 개발업체 D&S의 주상복합아파트 ‘미켈란쉐르빌’의 모델하우스 등은 찾는 이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됐다.
최근 서울에서 공격적으로 재건축 수주에 나서고 있는 LG건설도 청담동 청학골프장 부근 600평 부지를 최근 장기임대, 5월 개장을 목표로 최첨단 상설주택전시관을 짓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기능 공간으로〓2∼3년 뒤 입주할 아파트나 미래형 아파트가 실물 그대로 전시돼 최근 유행하는 인테리어 동향과 첨단 주택설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직접 만져볼 수 있다.
각종 문화행사나 교양강좌도 열리는 ‘다기능 공간’으로도 쓰인다.
대림산업은 매일 두 편의 영화를 상영하고, 매주 일요일마다 전문극단을 초청해 아동극을 상연하고 있다. 또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무료 인터넷강좌 등과 같은 교양교육을 실시하고, 4월 말까지 꽃그림 화가 ‘샤를 벨’의 작품전과 사진전문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사진 전시회를 열고 있다.
신영은 삼성동 모델하우스를 상설 부동산전시장으로 활용도를 높일 계획. 이를 위해 28일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5일마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에 대한 무료설명회를 열고 5월부터는 인테리어, 마감재, 주택설계 등 최근 주택의 변화경향을 소개하는 전시회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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