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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있다] 음성인식회사 ‘스피치웍스’ 부사장 스티븐 챔버스

입력 | 2001-03-23 11:39:00


"언어는 그 지역의 특수한 문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언어 문화에 맞는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해 나갈 작정입니다"

지난 21일 음성인식 기술에 대한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들른 국제마케팅 담당 부사장 스티븐 챔버스씨는 "한국은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한국의 언어문화에 맞는 상품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전략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나스닥상장 기업 스피치웍스는 국내 업체 메텔과 함께 이번 달 현대증권에 전화를 통한 음성인식 주식 거래 시스템 보이스탁을 공급했다. 이 회사는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다음 달 지사를 설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한국시장이 중국이나 일본 같은 거대 시장에 비해 어떤 매력이 있나.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한국 소비자들은 새로운 기술에 보수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유럽 소비자에 비해 신기술에 친근한 태도(tech-friendly attitude)를 갖고 있어 영업 활동이 쉽다.

두 번째 매력은 음성인식 솔루션을 팔 수 있는 고객사들이 한국에 많다는 점이다. 우리는 삼성이나 현대 같은 대기업에 기업용 솔루션을 판매할 계획이다. 세 번째로 스피치웍스는 이미 한국어 음성인식 기술에 많은 기술투자를 해 놓았기 때문에 마케팅에만 신경 쓰면 되는 상황이다. 스피치웍스는 한국어를 포함해 17개 국어를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한국에 설립하게 될 지사 규모는 어떻게 되나. L&H가 한국의 범일정보통신을 인수했던 것처럼 국내 업체를 인수해 운영할 계획은 있는가.

"이미 사무실(office)은 운영하고 있다. 다음 달로 예정된 지사 설립을 위해 인력을 새로 뽑는 등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5-6주 뒤면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다. 또 아직 한국 업체를 인수할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가능성은 늘 열어 두고 있다."

-한국의 IT 산업은 미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스피치웍스는 한국어 음성인식 엔진을 국내업체인 메텔과 함께 개발했지만 국내 업체들은 기반 기술 개발이 없어 음성인식 시장에서도 외국 업체들만 돈을 벌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우리는 이미 한국업체에 상당한 기술 투자를 했다. 한국업체와 스피치웍스의 관계는 일방적으로 기술을 팔고 사는 관계가 아닌 대등한 협력 관계가 될 것이다. 우리도 한국의 민족적인 감정을 잘 알고 있다. 보스턴 본사에는 한국어 전문 언어과학자가 있으며 한국 지사에서도 한국인 전문가를 고용할 것이다."

-한국어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은.

"문화다. 언어는 곧 그 나라의 특수한 문화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보스턴 출신인데 보스턴의 언어 문화는 매우 거친 편이다. 또 대화는 정보전달 중심이며 자신의 생각,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반대로 영국에서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같은 공손한 말들을 많이 사용한다. 한국 사람들도 아주 공손한(polite) 태도를 갖고 있다. 따라서 한국어 음성인식도 한국의 고유한 특성을 살려 개발할 것이다. 이것은 유저인터페이스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다."

-전화기반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한국의 휴대폰 열풍을 보고 무엇을 느꼈나.

"대단히 고무적이었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은 휴대폰을 아주 편하고 친근하게 느끼는 것 같다. 마케팅 차원에서 이야기 하자면 이동하는 중에 정보를 원하는 사람, 그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어느 정도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나.

" 한국 지사의 매출액 예상은 내부 정보에 해당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발표하기 전에 개인적으로 말할 수 없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 스피치웍스는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어 기업 정보 공개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이러한 규제는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다. 소액주주에게도 동등한 정보 접근권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이 자리에서 이야기하기 어렵다."

-스티븐 챔버스 부사장 약력

웨슬리언 대학 (Wesleyan University) 영문학, 연극, 컴퓨터 공학 복수전공.

보스턴 대학 MBA, 커뮤니케이션 석사과정 수료.

허스트 비아콤 (Hearst-Viacom) 케이블TV 신규고객 유치 담당.

맥킨지 국제사업 확장전문 컨설턴트.

픽쳐텔 코포레이션 글로벌 마케팅 부사장.

비디오넷 글로벌 마케팅 부사장.

XML기반 정보 솔루션 업체 아르보텍 글로벌 마케팅 부사장.

1999년- 현재 스피치웍스 글로벌 마케팅 총책임 부사장.

박종우 he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