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오라클 시스코 인텔등 하이테크 기업의 성공 비결은…
테크놀로지 리더/피터 코핸 지음 /박성휘·김홍 옮김/280쪽/ 1만2000원 한국능률협회
시장의 글로벌화와 급속한 기술 확산으로 첨단 산업과 일반 산업 간의 격차가 줄어드는 느낌이다. 특히 기업 내 지식 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디지털 기술이 전 산업에 파급되면서, 이제 모든 기업이 노력만 하면 하이테크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 같다. 사실 신발 산업의 나이키, 면도기 산업의 질레트, 패션 산업의 베네통 같은 기업은 세계 어떤 기업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하이테크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영업 실적이 높은 1309개의 미국 기업 중에서 연구 개발 투자 비율이 높고, 5년 간의 자기 자본 수익률이 업계 상위에 속하며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20개 하이테크 기업의 성공 사례를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시스코, 인텔, 3M, HP, 질레트, 존슨 앤 존슨 등 다양한 업종에 속한 20개 우량 기업의 성공 사례를 분석해 기업 실무자들에게 네 가지 성공 요건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이들 하이테크 우량 기업들은 거의 모두가 대기업이지만 창립 초기의 기업가적 지도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들은 ‘직장 내 관료주의와 사내 정치’라는 악습이 자리잡지 못하게 함으로써 자칫 조직의 활력이 압살당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고, 기업가 정신을 장려하는 보상체계를 마련했으며,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못하도록 치열한 내부 경쟁을 촉진시키고 있었다.
둘째, 하이테크 우량 기업들은 자급자족주의적 사고를 버리고 개방적인 기술 정책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들은 자사와 경쟁사의 핵심 기술 동향을 잘 파악하고 있었으며, 고객의 욕구 충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따라서 고객이 원하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체 기술 개발 뿐 아니라 기업간 제휴나 M&A도 과감히 시행했다.
셋째, 경계 없는 제품 개발이다. 하이테크 우량 기업들은 회사 내 각 부서들은 물론 고객, 공급업자, 심지어 경쟁업체들과의 장벽까지 제거함으로써 다양한 의견을 제품 개발에 최대한 반영했다.
끝으로, 하이테크 우량 기업들은 규율있는 자원 배분 정책을 갖고 있었다. 치밀한 계획과 철저한 평가를 통해 연구 개발 프로젝트를 선별, 진행하고 진행 도중이라도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개발 계획을 취소했다. 그렇다고 취소된 개발 계획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을 무조건 문책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사후 검토 작업을 통해 유사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반성하는 조직 학습 과정으로 활용했다. 첨단 기업의 경영자나 자신의 사업을 하이테크화시키고 싶은 경영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동현(가톨릭대 교수·경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