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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석 "대만에 무기판매시 美-中관계 악화"

입력 | 2001-03-25 18:46:00


미국이 대만에 대한 이지스급 구축함 판매를 고집함에 따라 미중 관계에 불협화음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대만간의 양안 사이에도 다시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24일자 워싱턴 포스트지와의 회견에서 “미국이 대만에 더 많은 무기를 판매할수록 우리가 더욱 국가방위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논리적인 일”이라며 “만일 미국이 이지스급 구축함을 대만에 판매할 경우 이는 중국과 미국의 관계를 대단히 손상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주석은 이어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사실”이라며 “미국이 대만문제에 개의치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라도 이를 해결하고 대만을 해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전쟁만 아니었다면 대만문제는 오래 전에 해결될 수 있었다”며 “한국전 때 미 7함대가 대만해협에 진입하는 바람에 이 문제의 해결이 50년간 지연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은 첸치천(錢其琛) 중국 부총리가 미국 방문 중 두 차례나 중국의 ‘대만침공 가능성’을 경고하자 긴급 국가안전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홍콩 일간 명보는 25일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24일 장쥔슝(張俊雄)행정원장, 좡밍야오(莊銘耀) 국가안전회의 비서장과 국가안전국장 등을 총통부로 불러 긴급 국가안전회의를 주재했다고 전하고 첸 부총리가 대만 침공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양안관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홍콩 관측통들은 회의가 토요일 오후에 긴급 소집됐다며 “이지스급 구축함을 대만에 판매할 경우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고 한 첸 부총리의 발언 등이 집중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첸 부총리는 20일 뉴욕에서 미국이 이지스급 구축함을 대만에 판매할 경우 양안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23일 다시 “분쟁의 불꽃이 일고 있는 대만해협에 무기를 파는 것은 불에 기름을 끼얹어 커다란 화염을 만드는 꼴”이라고 말했다.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