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작은 화면으로 책을 읽겠어? 휴대전화회사들이 이런 서비스도 있다고 선전하기 위한 것이겠지….”
처음 휴대전화 회사들이 홍보자료를 보냈을 때 가졌던 솔직한 기분이다. 그냥 한번 속는 셈치고 읽어보자는 심정.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소설책을 내려받고 한 페이지 한페이지 넘겼을 때 ”어! 이게 장난이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평을 간략히 훑어보고 나서 무협지 ‘영웅도’를 골랐다. 다운로드에 걸린 시간은 1분 정도. 전자책 분량이 50k바이트 정도로 작아서 그다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다운로드 요금은 대개 건당 300원. 책 한권이 14개로 나누어져 있어 전부 내려받으면 4200원. 책을 고르고 내려받는 동안 무선 인터넷 이용 요금이 부과 되지만 5000원 정도면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다.
아직은 책을 사는 것보다 싸진 않다. 다만 서점에 가는 시간이나 발품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있을 뿐.
휴대전화로 책읽는 곳은 주로 출퇴근 전철안. 한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한 손으로 전자소설읽기에 안성맞춤이다. 버튼 한번 누를 때마다 5줄씩 넘어가 생각보다 귀찮지는 않았다.
휴대전화 전자책 서비스는 시작한 지 한달 남짓. 구비된 책이 많지는 않지만 점차 늘어나는 추세. SK 텔레콤이 제공하는 전자책은 ‘국화꽃 향기’ 등 순수문학에서부터 추리소설, SF, 무협 소설 등 10여종 300권이 넘는다. 특히 국내에 출간되지 않은 해외 경영신서 요약본도 볼 수 있고 주민등록번호 확인을 거쳐 성인소설도 읽을 수 있다.
LG텔레콤은 M―북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 영화 ‘다찌마와 리’의 시나리오를 비롯해 다양한 휴대전화 전자책을 서비스중. 매주 10여종 이상의 새 책을 꾸준히 올려 ‘모바일 전자도서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통신프리텔 엠닷컴, 신세기통신도 상반기에 휴대전화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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