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사업 결정은 신중해야 합니다. 갯벌의 가치도 더 검토해야 하고 경제성 논란도 많고….”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위원장 강문규·姜汶奎)의 이 같은 건의로 새만금 사업 결정이 일단 4월 중순으로 미뤄지긴 했지만 ‘사업을 중단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청와대와 총리실의 기류는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지속가능발전위가 제시한 경제성 분석의 중복 계산 문제, 사업의 진정한 목적이 농지 확보인지 복합산업단지 개발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는 ‘핵심적인’ 지적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안병우(安炳禹)국무조정실장은 새만금 사업 결정 연기와 관련해 “최종 결정 전에 폭넓게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라고 했고 청와대 관계자도 “정책 결정의 투명성 확보 차원…”이라고 했을 뿐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새만금 사업은 애초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에 의해 시작된 사업”이라며 “정부 입장에서 보다 ‘핵심적인’ 것은 전북의 민심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민심을 끌어안기 위해 시작된 사업을 백지화할 경우의 정치적 부담을 ‘계산’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1조원 이상이 투입됐고 방조제 공사도 60%나 진척됐는데 이제 와서 없던 일로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은 바로 이 같은 논리다.
새만금 사업은 3조원, 아니 훨씬 많은 예산 투입이 예상되는 ‘국책사업’이다. 한 경제학 교수는 “국책사업인 만큼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정치 논리’가 아닌 ‘경제 논리’로 타당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만금 사업 논란의 핵심은 어떻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이냐가 될 수도 있다.
농지로만 써도 경제성이 있는지, 복합산업단지로 했을 경우에만 경제성이 있는지, 그럴 경우 환경에 대한 영향은 어떤지 등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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