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린 브로코비치」에서 `억척여성'을 연기해제73회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움켜쥔 줄리아 로버츠(33)는 전세계의 연인으로 통하는 당대최고의 여배우다.
「귀여운 여인」에 출연해 젊음과 매력,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받은 줄리아 로버츠에게는 늘 할리우드의 `흥행 보증수표' `할리우드 파워우먼', `귀여운 여인', `미국의 국민배우' 등 온갖 닉네임이 따라다닐 정도였다.
최근 브래드 피트와 함께 출연한 「멕시칸」이 미국현지에서 「한니빌」의 인기를 뒤엎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그녀의 인기는 그야말로 최절정이라고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다.
지난 87년 「블러드 레드」로 데뷔한 이래 15년여 동안 두차례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됐으나 아쉽게도 행운을 거머쥐지 못해오다 할리우드 최고감독으로 급부상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로 마침내 소원을 푼 셈.
「에린 브로코비치」에 출연한 뒤 여배우로는 처음으로 할리우드의 `2천만달러클럽'(개런티가 2천만달러가 넘는 배우 리스트)의 멤버로 인정받음으로써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포브스'지가 일찍이 로버츠를 "`예쁘고 이웃집 누나같던' 이 여배우가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사' 가운데 한 사람이 됐다"고 평가한 것도 이런 그녀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런 할리우드의 인물평을 감안해보면 줄리아 로버츠의 이번 여우주연상 수상은예고된 결과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이날 시상식에서 사회자 스티브 마틴이 그녀에게 농담을 던지는 광경이 자주 목격된 것도 이런 기류와 크게 무관치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에린 브로코비치」에서 재벌회사의 비리를 파헤치는 변호사 보조역을 맡은 그녀의 인기비결은 뭐니뭐니해도 생기에 가득찬 웃음, 풍성한 다갈색 곱슬머리, 쾌활한 성격이 꼽힌다.
그러나 로버츠에게도 굴곡이 없지 않았다. 지난 87년 데뷔후 「미스틱 피자」「철목련」(Steel Magnolian)으로 세간의 관심을 끈데 이어 「귀여운 여인」으로 세계영화계의 스포트 라이트를 한몸에 받아 스타자리를 예약했으나 지속적인 인기몰이에실패, 2년여동안 할리우드를 떠나 있기도 했다.
93년 컨트리송 가수인 라일 러벳과 결혼했으나 95년 이혼한 그녀 곁에는 항상당대 최고의 남자배우들이 서성댄 것으로도 유명하다.
앞서 90-91년에는 「철목련」과 「귀여운 여인」으로 두해연속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휩쓴 바 있다.
[연합뉴스=이명조 기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