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대학의 로렌 우즈가 26일 일리노이즈대학과의 지역 결승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3월의 광란(March Madness)’으로 불리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주최 대학농구 ‘4강(final four)’ 진출팀이 26일 최종 확정됐다.
미국인들이 미국프로농구(NBA)가 한창인 3월에 한 단계 아래인 대학농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이 대회가 미 전역을 서부 중서부 동부 남부 등 4개 지구로 나눈 뒤 각 지구당 16개 대학씩 모두 64개 대학이 출전하는 대규모인데다 토너먼트방식의 단판 승부로 이변이 속출하기 때문.
올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중서부와 서부지구에서 각각 1번시드를 배정받은 일리노이대와 스탠퍼드대가 이변의 희생자가 됐다.
일리노이대는 지구결승전이자 8강전인 26일 경기에서 길버트 아레나스(21점), 로렌 우즈,제이슨 가드너(이상 18점)를 앞세운 2번 시드 애리조나대에 81―87로 패하며 89년 이후 첫 4강 진출의 꿈이 무산됐다. 일리노이대의 탈락은 지난해 위스콘신대에 이어 ‘빅10’ 소속 대학이 당한 2년 연속 수모.
반면 시즌 초 아레나스 등 주전들의 출장정지에다 베스트 5의 내분으로 팀 분열위기를 맞기도 했던 애리조나대는 97년 이후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하는 행운을 누렸다. 애리조나대의 베스트 5는 ‘준 NBA급’으로 통할 만큼 전력이 탄탄하다.
일리노이에 앞서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서부지구 톱시드 스탠퍼드대도 25일 3번 시드 메릴랜드대에 덜미를 잡혔다. NCAA 최고 명문팀 중의 하나인 스탠퍼드는 이날 ‘재능이 있어 보이지만 수수께끼 같은 팀’인 메릴랜드대의 스피드를 극복하지 못하며 73―87로 패했다. 갑자기 다크호스로 부상한 메릴랜드대의 4강 진출은 팀 창단 이후 처음.
남부와 동부지구 1번 시드인 미시간주립대와 듀크대는 예외를 허용하지 않은 경우. 스탠퍼드대와 함께 올 시즌 미 대학농구의 양강으로 꼽히던 듀크대는 25일 경기에서 남캘리포니아대(USC)를 79―69로 눌러 92년 우승 이후 무관의 한을 풀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듀크대는 4년 연속 톱시드를 받고도 번번이 우승문턱에서 좌절했지만 명장 마이크 시세프스키 감독의 조련 아래 NBA급으로 통하는 포인트가드 제이슨 윌리엄스와 특급 포워드 셰인 배티어가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어 어느 해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우승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의 예상도 가장 후한 편.
지난해 우승팀 미시간주립대도 26일 템플대를 69―62로 꺾고 3년 연속 4강에 합류했다. 미시간주립대의 3년 연속 4강 진출은 역대 통산 9번째.
4강간의 한판 승부는 다음달 1일 미니애폴리스에서 메릴랜드대와 듀크대, 미시간주립대와 애리조나대의 단판 승부로 펼쳐져 ‘내셔널 챔피언전’ 진출팀을 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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