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현재 대기 상태에서 오염물질 농도의 변화에 따라 저체중아가 4∼8% 가량 더 발생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국내 최초로 이화여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하은희(河銀姬)교수,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조엘 슈와츠 교수 등이 공동으로 96∼97년 만 2년간 서울에 거주하며 출산한 산모 27만6763명을 분석한 결과로 미국의 권위있는 공중보건학 잡지 ‘역학(疫學)’ 11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하교수 등의 연구는 2년간의 대기의 질을 4개 등급으로 나눠 최상위 제1등급일 때 임신기간의 첫 3분기를 보낸 산모가 2.5㎏ 미만의 저체중아를 낳을 확률과 제4등급일 때 그 기간을 보낸 산모가 저체중아를 낳을 확률을 오염요인별로 비교분석한 것.
조사결과 신생아의 체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오염물질은 일산화탄소로 대기중 일산화탄소 함유량이 가장 높은 등급일 때 저체중아의 발생률은 가장 낮은 등급일 때의 발생률보다 무려 8%나 높았다. 같은 방식으로 이산화질소는 7%, 아황산가스는 6%, 분진(TSP)은 4% 씩 저체중아 발생률이 높았다.
이를 신생아의 성별로 보면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가 50% 가량 더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이아빠의 학력이 중졸 이하일 경우 대졸보다 저체중아가 43% 가량 더 발생했다. 이는 같은 서울지역이라도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대기오염에 덜 노출된 지역에 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교수는 이와 관련해 “이번 연구는 환경기준치를 넘지 않는 서울의 현재 대기상태도 신생아의 체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특히 태아의 신체기관이 대부분 형성되고 신생아의 체중에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임신 첫 3분기에 대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저체중아’란 태어날 당시의 몸무게가 2.5㎏ 미만인 신생아로서 정상아에 비해 영아사망률과 신생아 질병발생률이 크게 높으며 발육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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