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국당 한승수(韓昇洙) 의원은 미국통으로 대북정책을 놓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그는 민주당 출신은 아니지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주미대사(93∼94년)를 지내 대북 포용정책의 효용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부시 정부를 상대로 이를 설득할 수 있는 적임자로 지목되고 있다.
문제는 그가 속한 민국당과 ‘3당 정책연합’이다. 민국당은 23일 전당대회에서 김윤환(金潤煥) 대표에 대한 신임투표가 중단된 후 여전히 김대표를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간의 대립과 내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대표를 지지하는 주류측의 김철(金哲)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의원의 입각은 민국당의 국정 참여임과 동시에 국정에 대해 일정 발언권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비주류측은 “한의원의 입각은 정책연합에 대한 당의 동의 없이 개인적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일축했다. 비주류측은 조만간 당의 진로를 묻는 새 전당대회를 소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민국당은 연정에 대한 당론 통일도 없이 소속의원 만이 내각에 참여하는 기형적 체제 속에 놓이게 됐고 한장관은 그 사이에서 민국당과 민주당 자민련과의 연합을 도모하는 ‘다리’역할을 해야 할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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