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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밤손님'아닌 '낮도둑'을 조심하라!"

입력 | 2001-03-27 18:50:00


이제 도둑을 ‘밤손님’으로 부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보안경비업체인 에스원 산하 범죄예방연구소의 이현희(李賢熙·39·여)박사가 최근 경찰 자료를 이용, 지난해 1∼5월의 서울지역 아파트 침입 절도사건 743건을 분석한 결과 63%가 ‘낮손님’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대 및 요일별 발생분석〓연구결과에 따르면 잠자는 시간인 자정∼오전6시의 아파트 침입 절도 발생률은 고작 7.1%인 반면 낮시간인 오전9시∼오후6시에는 무려 63%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은 아파트가 아닌 일반 주택가에서도 마찬가지. 7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가정집에 절도범 이모군(17)이 침입한 시간은 오전 10시10분. 이군은 초인종을 눌러 빈 집임을 확인하고 출입문 자물쇠를 절단기로 자른 뒤 들어가 6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이군은 경찰조사에서 “아무리 잠들어 있더라도 가족 3, 4명이 전부 집에 있는 밤 시간은 오히려 더 들킬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관들은 “‘낮손님’의 증가는 주부들의 외출이 잦아지고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낮시간대에 빈집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외출과 침입절도의 상관성은 요일별 분석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이박사의 연구에 따르면월∼토요일의 절도 비율은 각각 13.9∼17.1%로 꾸준하지만 가족이 집에 머물러있는 경우가 많은 일요일은 7.0%로 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입 경로 및 예방법〓절도범들의 아파트 침입 경로는 출입문(45.6%)이 가장 많았다.창문(28.3%)과 베란다(15.1%)가 그 다음이다.

이박사는 낮도둑을 막는 방법으로 △2중 자물쇠 설치 △열쇠를 우편함이나 우유통에 절대 넣어두지 말 것 △우유투입구를 우유배달 시간 외에는 잠글 것 △창문에 방범창 설치 △가스관을 타고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스관에 철제 가시 등 장애물을 설치할 것을 제시했다.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