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외교통상부장관이 27일정부중앙청사에 첫 출근하고 있다.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은 27일 취임 일성으로 ‘냉전 외교에서 벗어날 것’과 ‘점증하는 통상마찰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한 장관은 이날 “냉전으로 장식됐던 전후의 국제질서가 완전히 무너진 지 10년이 넘게 흘렀다”며 “정치체제로 갈라진 아시아는 경제체제로 통합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경제체제로 통합▼
그는 “외교부가 그동안 냉전체제에서 어느 나라의 어느 외교관보다도 국익 수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자부한다”고 치하하고 “그러나 이제 외교부가 활동해야 하는 질서의 틀은 과거의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새로운 질서에 맞는 새로운 외교역량을 창출하고 공급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외교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특히 경쟁 일변도의 냉전 외교에서 벗어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세계화 및 상호의존시대에는 경쟁 못지않게 협력이 중요시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며 “그런 새 틀에서 우리의 번영을 확보하고 새로운 동북아 질서를 창출하는 데 능동적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상공부장관 및 경제부총리 출신답게 통상외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국가간 경제마찰은 국내 경제의 부진과 함수관계에 있다”며 “최근 미국 일본 등 세계 도처에서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만큼 통상마찰의 가능성이 커지게 마련”이라고 전망했다.
▼통상마찰 가능성 커질것▼
그는 “우리의 외교역량과 통상협상 능력을 시대의 변화에 맞게 제고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93년4월∼94년12월 주미대사를 지낸 한 장관은 “오래간만에 다시 집에 돌아온 느낌”이라며 외교부에 친근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