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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인터뷰]'홀로서기' 은지원, "나! 이제 음악으로 승부해"

입력 | 2001-03-28 14:13:00


'젝키'의 은지원(24)이 '외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10대의 우상으로 동료 멤버들과 함께 역동적인 무대를 선보였던 그가 홀로서기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5월 젝키 해체 이후 10개월간의 은둔을 지나 다시 돌아온 은지원은 다소 야윈 모습이었지만 음악에 대한 진지한 열정만은 그룹 활동 당시보다 훨씬 커진 듯 했다. 서울 남대문의 한 음악 방송 촬영장에서 만난 그는 자신의 새 음악을 '성숙'이라고 표현했다.

정식 솔로 앨범 발매가 다소 늦어지는 가운데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제2의 음악인생을 펼치고 있는 은지원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들었다.

▼ 당초 22일이었던 솔로 1집 발표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 마무리 작업에 다소 차질이 생겨서 그렇다. 믹싱 작업 후 내지에 들어갈 사진 등에 세심한 신경을 쓰다보니 본의 아니게 늦어지고 있다. 사진작가 안성진씨가 촬영을 맡은 이번 음반 내지는 싱글과는 다른 느낌의 사진을 담았다.

▼ 이제 당신은 혼자다. 백댄서와 함께 무대에 선 소감은?

- 예전에는 내가 맡은 부분만 하면 됐고, 동료 멤버들이 있어서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혼자 노래와 랩을 하다보니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다.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면서 긴장해서인지 작은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적응이 돼서 괜찮다. 공백기 동안 공부를 많이 한 만큼 '젝키'시절보다 더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1집을 소개한다면.

- 내 스스로 음악적으로 자신할 수 있는 음반이다. 트립합, 발라드 등 은지원의 성숙한 개성을 담았다. 그룹이 아닌 솔로여서 보여지는 측면이 부족하지만 음악만을 놓고 본다면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스스로 1집에 몇점이나 줄수 있을까?

- 음. 90점 정도? 편곡이나 사운드 면에서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내가 노래를 만들고 프로듀싱을 해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싶다.

▼이번 음반에는 'Harpy', '1 2 3', 'You & Me', '아름다운 시절' 등 자작곡이 4곡이 되는데 타이틀곡을 'Murmur'(김한범 작곡 정진환 작사)로 한 이유는?

- 처음에는 내가 만든 곡을 타이틀로 가려고 했는데 주위 사람들이 말렸다.(웃음) 일단은 대중적인 곡으로 알리는 게 좋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 '1 2 3'가 가장 맘에 든다고 말한 것으로 아는데.

-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펑키 힙합곡으로 원조교제, 인터넷 자살 사이트 등 사회문제를 다뤘다. '아가리' '뒷다리' 등 직선적인 단어가 들어있어 방송 심의에 걸릴 것 같다. 랩 라임(운율)에 어울리는 것이어서 주위에서 빼자는 의견을 무시하고 내 주장대로 삽입했다. 방송 금지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내가 하고 싶은 얘기여서 후회는 없다. 이것저것 생각하면 내 음악을 못하게 되지 않나.

▼라디오에서 들은 신곡 'Maybe'라는 발라드곡을 들어보니 창법이 한층 원숙해진 느낌이 들었다. 노래연습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 특별히 노래 선생에게 배우지는 않았고 개인적으로 호흡과 발성 연습을 했다. 혼자 음반을 만들다보니 랩과 노래를 다 소화해 내야하는 관계로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어난 것 같다.

▼ 솔로 앨범을 만들면서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 음반 제작의 전과정을 총괄하면서 고민하고 고생도 많이 했다. 특히 유명한 작곡가의 곡을 받았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서 거절하는데 정말 어렵더라.

▼ 젝키 때와 지금 달라진 점은?

- 젝키 시절이 10대 위주의 아이돌 스타로 밝고 메시지있는 노래를 선보였다면 20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은 은지원 만의 개성있고 성숙한 음악을 담으려 했다는 점이다. 대중을 보는 시점도 높아진 것 같다.

▼ 정규 음반에 앞서 지난해 발표한 싱글은 감각적인 비트와 애잔한 멜로디가 매력적인 음반이었다. 왜 그때는 활동을 하지 않았나?

- 정말 푹 쉬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었고 그 결과물을 팬에게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다. 중간 평가를 받고 싶었다고나 할까? 아직도 내가 음악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음을 알리고자 한 것이었다.

♬ 은지원 싱글 노래듣기

  - Never, Ever...

  - A.D 2050

▼ TV는 물론 콘서트에서 은지원을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 TV는 솔로로 다시 시작한 나를 홍보하는 의도이고 시간이 되면 라이브 공연을 가질 생각이다. 젝키 시절에 콘서트를 열면서 느꼈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 여전히 젝키 팬들은 갑작스러운 해체를 아쉬워하고 있다. 재결합할 생각은?

- 언젠가 마음이 모이면 다시 뭉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힘들 것 같다. 각자 개인 활동을 하면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 젝키 멤버들과 자주 만나나?

- 아마 우리처럼 돈독한 우정을 쌓은 그룹은 없을 거다. 지난 4년간 부모보다 더 가까이 지낸 사이였다. 요즘은 일정이 바빠서 전화로 안부를 묻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서로에게 큰 힘이 된다. 활동이 마무리되면 젝키 멤버들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싶다.

▼ 요즘 친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누군가?

- '드렁큰 타이거' '룰라'의 고영욱, 유승준, 홍경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