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잉그라운드 위치가 주변보다 높아 경관이 뛰어난 안양베네스트 17번홀.
안양베네스트GC가 30여년간 국내 최고의 명문골프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가 안양GC의 회원이 된지도 어느덧 31년이 되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많은 일과 변화를 겪어왔다. 그 세월의 부침속에서 안양CC도 예외일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안양CC가 안양베네스트GC로 이름이 바뀌었고 노인들의 골프장이라고 불리던 코스가 도전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크게 달라졌다.
호수와 크리크가 새로 생기고 종래의 작은 투그린이 큰 원그린으로 바뀌었다.
여러 곳에 낙낙장송으로 경관을 가꾸고 잘 손질한 다박솔나무 밭을 조성하는 등 대규모의 코스개선 작업으로 전통있는 명문코스로서의 품격과 신선함을 나에게 안겨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안양GC가 명문이라 불리는 것은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결같이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30여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벚꽃나무와 등나무 영산홍 목련 화해당 백일홍은 그 넉넉함과 여유로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특히 튤립과 같이 계절에 맞는 화초를 가꾸는 솜씨나 각종 유실수(살구,밤,은행)와 특히 크고 작은 소나무를 알맞은 경관수로 가꾸어 놓은 정성과 솜씨는 언제나 나를 경탄케 만드는 변하지 않는 것들이다.
언젠가 해외 출장갈 때의 일이었다. 부담이 되는 것을 알면서도 혹시 해외 부킹이 가능한지 넌지시 물었을 때 성심껏 자매클럽에 연락해 부킹협조를 해주던 일은 아직도 생생하다.
어쩌다 웨이팅 리스트에 내 이름을 올려놓고 잊고 있던 나에게 어떻게 해서라도 플레이할수 있는 기회를 찾아 주려 노력하는 모습은 어쩌다 받는 서비스가 아닌 평소의 배려였다.
나는 지난해 2월 20일 안양GC 4번홀에서 홀인원이라는 기적을 만났다.
그날의 라운딩을 마치고 장갑을 벗으려는 순간 어느새 준비했는지 클럽측에서 제작한 홀인원패와 축하 꽃다발을 가지고 기다리면서 우리 팀을 맞이하여 주었고 사진사를 대동해 기념사진까지 찍어주었다. 클럽하우스 식당에서는 축하 샴페인을 선물로 주고 VTR 한 대까지 상품으로 주기까지 했다.
여기에는 항상 그 한결같음,고객을 배려하는 마음이 모두에게 깔려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VTR 한 대,트로피 하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홀인원을 진정으로 축하해주던 모두의 진실한 모습에서 더 감동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30년이 넘도록 안양은 명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정구(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