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맹영재의 월가리포트]제비 보이니 봄도 오는가

입력 | 2001-03-29 18:47:00


비록 나스닥지수가 28일 폭락하긴 했지만 요즘 미국 증시 전반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3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한마리 제비가 돼서 봄소식을 전하더니 이제 바닥권에 대한 확신을 말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계속되는 감원 발표로 분위기가 흉흉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용기있는, 어찌보면 다소 무모한 전문가들은 이제 고난의 시절은 지나갔다는 장담을 하고 나섰다.

가장 기대를 거는 요인은 금리 인하에 있다. 지난 주 까지 올 들어 50bp(0.5%p)라는 큰 폭의 금리 인하가 세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통계상으로 보면 지난 1929년 이후 3번 연속으로 금리 인하에 나선 경우는 모두 11차례. 그 이후 1년간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우량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평균적으로 18%, 좀 더 많은 기업을 포함하는 S&P500지수는 17%의 상승을 기록한 것으로 나와있다. 또한 경제적인 불황이 작년말부터 시작된 것이고 평균 11개월 정도 지속됐기 때문에 아직 경기의 회복을 말할 때는 아니지만 주식시장은 이런 불황기의 절반 시점부터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등의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기술적 분석의 대가인 그랜빌은 ”언론에서 폭락장이라고 호들갑을 떨 때가 바로 강세장의 출발점”이라며 매도하기엔 이미 늦어버렸으며 이제는 매수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편 반대로 워런 버핏과 같은 전설적인 펀드매니저는 아직 때가 아니라는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버핏은 기술주 폭등을 폄훼하고 전혀 투자하지 않았다가 온갖 비아냥을 감내해야 했지만 기술주의 거품이 순식간에 걷히면서 다시 빛을 발하고 있는 펀드매니저다.

이 노회한 펀드매니저가 아직 투자에 나서기에는 주가가 고평가 됐다는 고집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이 선뜻 시장에 뛰어들지 못하게 하고 있다.

최근 바닥이 가까이 왔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변동폭이 늘어나면서 위험이 함께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계속해서 경제지표들과 개별 기업의 실적들을 주의깊게 점검하면서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만이 불황기를 이기는 방법이 될 것이라는 충고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