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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바이올린에 얽힌 비밀은?

입력 | 2001-03-29 19:07:00


사생아로 태어난 예노(한스 마테손)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은 독특한 장식의 바이올린과 ‘인버스 캐논’이라는 제목의 곡.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는 그는 저명한 피아니스트 소피(멜라니 티에리)와 사랑에 빠진다. 음악학교에 들어간 예노는 데이빗(리 윌리암스)과 절친한 친구가 되지만, 데이빗이 예노의 바이올린에 얽힌 비밀을 밝혀낸 뒤 이들의 삶은 뿌리째 흔들린다.

‘글루미 선데이’나 ‘레드 바이올린’에서처럼, 이탈리아 영화 ‘캐논 인버스’(원제 The Inverse Canon)에서 음악은 운명적 사랑과 삶의 비극을 유장한 어조로 읊는 내레이터와 같다. 모든 것이 사라진 뒤에도 불멸의 음악은 살아 남아 사랑의 위대함을 증언하고 후손들을 위로한다. 영화음악의 대가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한 테마곡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자산.

그러나 2차 세계대전과 1968년 소련의 프라하 침공, 현대를 넘나들며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 한 탓일까. 후반부로 갈수록 예노의 비극을 무리하게 엮느라 영화는 점점 장황해지고 갈팡질팡 헤맨다.

원제는 악보의 처음과 끝에서 각각 출발한 두 연주자가 결국 같은 멜로디를 이어받으며 화음을 이루는 돌림노래 형식의 연주곡을 가리킨다. 감독 리키 토나찌. 31일 개봉. 18세이상 관람가.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