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글에서 필자는 XML을 무한경쟁 시대 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 도입되고 있는 기술이라 설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과연 XML이 기업에 약속하고 있는 강화된 경쟁력의 요체는 무엇일까?
기업의 존재하는 이유는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해 주기 위함이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란 바로 고객에게 보다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과 직결되어야 한다.
기업의 고객은 누구인가? 외부 고객으로는 구매자와 공급자, 내부고객으로는 주주와 사원이 있다. 기업은 구매자에게는 보다 나은 가격과 구매경험이라는 가치를, 공급자에게는 비용절감과 공급망 운영의 효율성 이라는 가치를, 주주에게는 높은 ROI 라는 가치를, 사원들에게는 최적의 비즈니스 수행 환경과 비전의 제공이라는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XML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말은 달리 표현하면 기업이 이들 네 부류의 고객에게 보다 많은 가치를 창출,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말이다. 이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우선 현상을 살펴보자.
기업과 구매자. e-비즈니스에서 기업과 구매자(개인, 기업 포함)의 접점은 다양한 지점에서 언제든 발생 가능하게 되었다. 특히 모바일 디바이스의 보급, 확산은 비즈니스의 시공간적 제약을 거의 제로로 만들어가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보통 기업은 동일한 구매자에 관한 정보를 3~5개의 저장소에 따로 따로 저장,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들 별도로 관리되는 정보 저장소가 서로 통합 운영되지 못함에 따라 구매자가 원하는 정보, 제품, 서비스를 구매자에게 가장 적합한 형태로 제공해 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
기업과 공급자. 최근 많은 기업들은 마켓플레이스 보다는 기업간 협업 시스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예를 들어, 재고관리의 효율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비용절감 효과는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구매비용 절감 효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공급망을 이루고 있는 기업간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교환이 뒷받침 된다면 정확한 수요예측에 바탕한 계획 생산, 빠른 시장 출시, 적정 재고량의 유지, 반품 감소 등의 효과를 공급망 전체가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공급망을 이루고 있는 기업들의 서로 다른 시스템과 어플리케이션이 상호소통하지 못함에 따라 여전히 전화, 팩스 및 수작업을 통해서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과 사원. 기업이 꾸준한 IT 투자에 힘입어 기업 내에는 이미 방대한 양의 정보와 데이터들이 축적되어 있다. 이제 문제는 데이터의 축적이 아니라, 필요한 데이터에 얼마나 빨리 접근할 수 있는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현재 사원들의 업무 수행에 있어 가장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것이 바로 정보 검색과 접근이다. 기업 내부만 해도 여러 저장소에 필요한 데이터가 분산돼 있어, 정보를 찾으려면 이들 시스템에 각기 접근해야만 한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데이터가 분산 관리됨에 따라 서로 관련이 있는 데이터들이 마치 서로 다른 데이터로 취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의사결정을 위해선 관련 있는 모든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취합, 분석해야 하는데 현재의 정보 관리 시스템은 이 문제에 대해 묵묵부답일 수 밖에 없다.
기업과 주주. e-비즈니스는 비즈니스 전략과 IT 전략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 즉 IT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는 것인데, IT 인프라 구축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며, 게다가 새로운 시스템 도입시 기존 시스템은 무용지물로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IT 투자에 대한 ROI를 달성하기도 전 새로운 투자 요구가 발생하는데, 이는 주주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투자환경이 되고 있다.
XML을 비유적으로 설명할 경우 주로 '어플리케이션의 lingua franca(국제어)’라는 말을 인용하곤 하는데 이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할 때 영어를 통해 전세계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것처럼, XML을 이용하게 되면 서로 다른 어플리케이션들이 쉽게 데이터를 교환하고 비즈니스 간의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XML의 이러한 특징은 앞서 살펴본, 기업이 네 부류의 고객에게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XML을 이용하면 기업 내부 나아가 기업간 서로 다른 어플리케이션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자유로워진다. 이러한 XML을 이용하는 기업은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게 된다.
구매자와 관련된 어플리케이션들 사이에서 정확한 정보 공유와 교환이 가능하다면, 진정한 의미의 One-to-One 마케팅이 가능해지고 구매자에게는 최상의 구매경험과 최상의 서비스, 가격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XML과 CRM)
서로 다른 기업의 시스템과 어플리케이션들이 XML이라는 공용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교환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면, 공급망 운영의 효율성과 속도는 배가될 것이며 공급자들은 비용절감, 재고 비용 절감, 운영 비용 절감, 매출 증대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XML과 SCM)
서로 다른 정보 저장소의 데이터가 XML을 이용해 통합 관리된다면, 사원들은 정보 접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고, 사안과 관련 있는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비즈니스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XML과 EIP)
XML은 개방형 표준이기 때문에 어떠한 새로운 어플리케이션과 통합해야 할 요구가 발생하더라도 기존 인프라에 변화를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게 해 준다. 나아가 메인프레임, C/S 환경의 데이터를 인터넷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기업의 IT 인프라 투자를 보호하고 가치를 극대화함으로써 높은 ROI를 보장한다.
XML이 e-비즈니스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이처럼 기업이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창출해 줌으로써 궁극적으로 e-비즈니스의 승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Fortune 2000 기업을 비롯, 세계적으로 XML 기반 인프라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배우려는 것 만큼이나 거의 필사적이다. XML 기반의 e-비즈니스 정보 인프라 도입이 늦으면 늦을수록 속도 경영과 가치 체인 만들어가기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모두 인식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IT 인프라 자체에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그런 다양한 IT 인프라 구축이 체계적인 프레임웍 하에서 진행되지 못함으로써 큰 비즈니스 가치 창출을 하지 못한 경우는 없었는가 곰곰히 생각해 보길 권한다.
그리고 문제점을 느낀다면 그 대답으로 XML이라는 국제어를 배울 것을 권하고 싶다. 흔히 언어는 어릴 때 습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들 한다. 성인이 된 뒤 배우는 것은 더 많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때론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XML은 이제 e-비즈니스의 공용어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느낌이다. XML로 이야기하는 비즈니스 세상을 위한 대비를 이제 우리도 본격적으로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