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출근하느라 서울지하철 3호선 양재역에 내렸다. 러시아워라서 오가는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철역 한켠에서 한겨레신문을 무더기로 쌓아 놓고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다. 요즘 한겨레신문은 다른 주요 신문사들의 해묵은 과거사를 시시콜콜 언급하며 언론권력을 해부 한다고 대거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한겨레신문은 이같은 시리즈를 통해 주요 신문사들의 일부 무가지 도 문제삼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한겨레신문 스스로는 이렇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불특정 행인들을 상대로 무가지를 무차별 배포해도 공정거래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한겨레신문이 이 기회에 극히 제한된 독자층을 탈피해보려고 노력하는가 보다라고 생각하다가도 적반하장도 유분수 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마치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정당들이 가두에서 당보를 돌리는 듯한 모습을 보는 듯해 이건 너무 심하다 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로는 안쓰럽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다른 신문사의 불공정 을 비난하면서 비교도 되지 않는 더 큰 불공정 행위를 공공연하게 저지르는 광경을 보고 불쾌감과 함께 참담한 심정이 들었다.
최주영(서울 서초구 양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