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배구]신진식-길슨 "잘 만났다"…31일 개막전 숙명대결

입력 | 2001-03-30 18:49:00

신진식 - 길슨


현 국내 남자 배구의 최고 스타가 삼성화재 신진식이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올 슈퍼리그에서 신진식은 폭발적인 강타와 강서브로 누구도 감히 지존의 자리를 넘보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31일 개막되는 V코리아 세미프로리그에서는 사정이 달라지게 됐다. 신진식의 아성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선수가 나타난 것.

현대자동차가 거액을 아끼지 않고 ‘우승 청부사’로 영입한 브라질 용병 길슨(33)이 바로 그다. 브라질 대표선수 출신인 길슨은 이미 일본에서 3년 연속 공격왕과 2년 연속 MVP를 거머쥐며 일본의 지존으로 군림해온 ‘고수’. 그는 현대자동차에 합류하자마자 삼성화재의 경기 비디오를 분석할 정도로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지존에 오르기 위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경기 비디오와 성적 등 간접적인 정보로만 서로를 파악하고 있는 두 사람은 개막전에서 자존심을 건 첫 대결을 벌인다. 특히 길슨이 팀에서 라이트 공격수로 결정됨에 따라 레프트 공격수인 신진식과 네트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게 돼 ‘외나무다리 위의 결투’는 피할 수 없게 된 것.

특히 체중을 모두 싣는 스파이크 타법과 강서브 등 둘의 공격 스타일이 비슷한 것도 볼만한 대결. 실제 길슨의 스파이크 서브를 직접 받아 본 현대자동차 리베로 강성형은 “엄청난 스피드와 파워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다 갑자기 뚝 떨어지는 서브는 신진식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물론 둘 다 단점도 있다. 신진식은 길슨에 비해 키가 6㎝ 작은데다 길슨의 팔길이가 국내선수에 비해 월등히 길어 블로킹에서는 신진식이 밀리는 것이 사실. 반면 길슨은 팀에 합류한 지 1주일 정도 밖에 안돼 세터와의 호흡이 맞지 않는 등 국내 배구 적응에는 아직 미흡하다.

따라서 누가 이 같은 단점에 대한 보완책을 빨리 찾아내느냐가 지존싸움의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한편 문화관광부는 30일 현대자동차 배구단이 영입한 브라질 출신의 길슨에 대해 외국인 선수로 공식 승인했다. 이어 문화관광부의 취업비자신청을 받은 법무부가 이날 길슨에 대한 비자발급절차를 마무리함에 따라 길슨은 한국 진출 배구 용병 1호로 정식 등록됐다.

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