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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2001시즌 팀별 전망]세인트루이스

입력 | 2001-04-02 09:29:00


1. 스토브리그 정리

작년 스토브리그 때 월트 자케티 단장은 공격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팀전력을 강화시켰고 이것은 멋지게 성공했다.

자케티는 이번 스토브리그 때도 작년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자케티의 타켓은 선발 투수. 릭 엔켈의 경험 부족과 가렛 스테판슨의 부상 그리고 앤디 베네스의 하향세 등 팀선발진의 여러가지 불안요소를 감지한 자케티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게 된다.

그것은 바로 차세대 올스타 3루수감으로 손꼽히는 페르난도 타티스를 포기하는 일. 자케티는 몬트리올과 타티스, 브릿 림스를 보내고 더스틴 허만슨, 스티브 클라인을 받는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마운드의 중량감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타티스의 공백은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팀의 에이스 역할까지 겸할 수 있는 허만슨의 영입은 팀투수력에 커다란 도움이 됐다. 더구나 클라인의 영입으로 인해 좌완 셋업맨이 없다는 약점까지 보완할 수 있게 되어 결코 손해보는 트레이드는 아니었다.

투수력을 강화에 성공한 세인트루이스는 자유계약 시장에서 존 메이브리, 버나드 길키, 세인 앤드루스, 바비 보니아 등 베테랑들을 영입하며 든든한 백업요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타티스와 림스 외에 팻 행트겐이 볼티모어, 에릭 데이비스가 샌프란시스코와 각각 계약하며 팀을 떠났다.

2. 예상 라인업

페르난도 비냐 (2루수)

에드가 렌테리아 (유격수)

짐 에드먼즈 (중견수)

마크 맥과이어 (1루수)

레이 랭크포드 (좌익수)

J. D. 드류 (우익수)

크레익 파켓/플라시도 플랑코 (3루수)

마이크 매서니 (포수)

[선발 투수]

데릴 카일

더스틴 허만슨

가렛 스테판슨

앤디 베네스

릭 엔킬

마무리 투수 - 데이브 비어즈

3. 세인트루이스의 장점 - 투타의 발란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세인트루이스만큼 투타의 발란스를 유지하고 있는 팀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세인트루이스는 투타의 모든 부분에서 특별한 약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짜임새 있는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팀의 장점은 여러군데에서 찾아볼 수 있다.

페르난도 비냐, 에드가 렌테리아가 나서는 테이블 세터진은 최고수준은 아니지만 평균 이상의 찬스메이킹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 둘은 2할 8푼 정도의 타율, 3할 7-8푼대의 출루율 그리고 100점에 가까운 득점을 기록할 수 있다.

짐 에드먼즈, 마크 맥과이어가 버티는 중심타선도 결코 타팀에 비해 처지는 수준은 아니다.

사실 올시즌 세인트루이스 중심타선에는 여러가지 악재들이 나타났다. 페르난도 타티스가 트레이드 되어졌고 레이 랭크포드는 갈수록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큰 기대를 모았던 J. D. 드류도 비록 지난시즌 일말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아직은 덜 여물어진 상태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에드먼즈와 맥과이어라는 이름만으로도 타팀을 압도할 수 있는 중량감을 지니고 있다. 에드먼즈는 올시즌에도 지난시즌에 버금가는 맹활약이 기대되고 부상에서 복귀하는 맥과이어는 메이저리그 홈런 신기록을 향한 도전을 다시 시작한 태세이다.

투수력도 타선 못지 않는 탄탄함을 자랑한다.

선발진은 더스틴 허만슨의 가세로 짜임새가 훨씬 더 좋아졌다. 허만슨과 함께 부동의 에이스 데릴 카일, 차세대 최고의 좌완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릭 엔켈 등 15승 이상이 가능한 투수가 3명이나 팀로테이션에 버티고 있다.

가렛 스테판슨과 앤디 베네스는 부상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이라면 두자리 승수는 충분히 작성할 구위를 지니고 있고 맷 모리스나 앨렌 베네스도 호시탐탐 선발진입을 노리고 있어 질과 양 모든 면에서 풍부한 선발진을 보유하게 되었다.

불펜진은 스티브 클라인의 가세가 큰 보탬이 됐다. 주요 셋업맨들이 우완 투수들로 구성되어 있는 팀사정상 리그에서 손꼽히는 좌완 셋업맨인 클라인의 영입은 이러한 좌우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음과 동시에 팀불펜진의 전력을 한단계 상승시키는 효과까지 누리게 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로서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수준의 불펜진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고 특히 이렇게 탄탄한 불펜진은 상대적으로 일말의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는 마무리투수 데이브 비어즈의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4. 약점 - 부상 후유증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세인트루이스는 특별히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유일한 근심거리라면 페르난도 타티스가 빠져나가면서 하위타선의 중량감이 떨어졌다는 것.

즉 크레익 파켓과 마이크 매서니가 나서는 7, 8번 타순이 다소 불안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전체적인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세인트루이스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에 대한 후유증이다. 실제로 세인트루이스는 부상에서 회복되는 선수들이 많이 있고 이들은 대부분 팀의 주력 선수들이다. 이들이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면 팀전력 약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마크 맥과이어의 무릅. 맥과이어는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왔음을 보여줬지만 그의 부실한 무릅이 언제 시한폭탄과도 같은 역할을 할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일이다.

선발투수들인 앤디 베네스와 가렛 스테판슨도 부상의 염려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 베네스는 무릎의 상태가 안좋고 스테판슨은 지난 시즌 팔꿈치 부상으로 고생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들 외에 고질적인 잔부상에 시달리는 선수들도 많다.

팀의 리드오프인 페르난도 비냐가 대표적인 선수. 비냐는 지난시즌 공격첨병으로 대단한 활약을 펼치기는 했지만 출전경기가 123경기밖에 되지않았다.

비냐의 이러한 특성은 지난시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실제로 비냐는 빅리그 7년 동안 125경기 이상 출장한 시즌이 불과 2번 밖에 되지 않을만큼 건강상태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레이 랭크포드의 잔부상도 팀전력에 악재. 랭크포드는 이런저런 부상에 시달리며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고 있는데 팀의 중심타자인 그의 위치를 감안하면 그리 반갑지 않는 사실임은 분명하다.

5. Key Player - 릭 엔킬

엔킬은 지난시즌 루키의 신분으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켰고 11승이나 올렸다.

특히 엔킬이 기록한 3.50의 방어율은 팀내 1위의 기록으로 엔킬이 투구 내용에서도 얼마나 안정감있는 피칭을 보였는지를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성공적인 데뷔시즌을 보낸 엔킬이지만 마무리는 좋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서 최악의 투구를 선보였고 그런 심리적인 중압감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올시즌 엔킬의 시범경기 성적은 1승 2패, 방어율 17.05. 그러나 무엇보다도 엔킬을 궁지로 몰고간 것은 그의 컨트롤이었다. 6.1이닝을 투구하면서 엔킬이 기록한 볼넷은 무려 13개. 단순한 기록이지만 1이닝당 2개 이상의 볼넷을 허용하고 있는 최악의 난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엔킬은 올시즌 팀의 제 2선발로 큰 기대를 모았다.

stats사의 스카우팅 리포트에서도 빅리그 2년차에 불과한 엔킬에게 사이영 스터프를 줄만큼 높이 평가했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엔킬의 구위라면 최소한 15승 이상은 무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모든 것은 변했다. 엔킬은 제 5선발로 밀려났고 어쩌면 선발 로테이션 자리조차 보장받을 수 없게 될지 모른다. 앞날이 창창한 젊은 투수앞에 가혹한 시련이 닥친 것이다.

올시즌 엔킬은 22살이 된다. 불과 22살의 나이에 팀의 에이스 수준의 대접을 받는 투수는 흔치 않다. 그리고 엔킬의 컨트롤은 어린 나이에서 오는 심리적인 문제이다.

실제로 엔킬은 마이너리그 시절에도 컨트롤에 대해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하루빨리 엔킬이 이러한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팀마운드의 중심축으로 돌아와야만 세인트루이스도 더 강력한 투수진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6. 2001 시즌 전망

세인트루이스의 올시즌 목표는 월드시리즈 진출. 분위기도 어느정도 무르익었다. 이번 스토브리그 때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팀전력을 꾸준히 강화시켜 지난시즌 월드시리즈를 코앞에 놓아두고 되돌아와야했던 전철을 다시는 밟지않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였다.

부상 선수들이 모두 복귀한 것은 팀전력에 커다란 상승효과를 가져왔다. 마크 맥과이어가 방망이를 고쳐잡았고 가렛 스테판슨이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다. 맷 모리스는 선발 로테이션의 한자리를 맡을 수 있을만큼 구위를 끌어올렸다.

지구내 사정도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휴스턴의 강력한 도전이 예상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수 아래로 평가받고 있으며 신시내티도 전력이 약해져 큰 위협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2년 연속 지구우승에 대한 가능성이 높은 편.

지구 사정뿐만 아니라 내셔널리그 사정도 세인트루이스에게 유리하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뉴욕 메츠나 애틀란타가 전력보강에 실패하면서 지난시즌보다 전력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투타의 발란스에서 우위에 있는 세인트루이스가 이들을 다시 만난다면 이길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부상 선수들에 대한 변수만 무사히 수습한다면 세인트루이스는 지난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면 월드시리즈에서 맥과이어의 장쾌한 홈런을 보는 것도 올시즌에는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김용한/ 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