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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승철, 심상치않은 '고백'으로 화제

입력 | 2001-04-02 18:40:00


2월 중순 제주도로 여행갔던 이승철은 깜짝 놀랐다.

아직 발표하지도 않은 신곡 ‘고백’이 담긴 불법 테이프가 버젓이 팔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백’은 2년만에 내놓을 새음반(7집)의 타이틀곡이었기 때문에 충격은 더욱 컸다. 이승철은 전국 팬클럽에 정보 수집을 의뢰해 제주 이외에 부산 등지에도 불법 음반이 퍼져 있음을 확인했다.

화근은 음반 기획사가 새 음반에 대한 팬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에 3일간 띄운 것이었다. 불법 음반업자가 이를 다운로드받아 몰래 유통시켜버린 것이다.

이승철은 이 때문에 손해도 예상되지만 홍보 효과도 봤다.

그는 “노래가 미리 알려지는 바람에 방송국에 음반을 갖고가자 마자 4월까지 40여개의 출연 스케줄이 잡히는 등 홍보 효과도 있더라”고 말했다.

‘고백’은 3월 하순 새 음반 타이틀곡으로 라틴과 펑키(Funky) 리듬을 가미한 솔(Soul)풍의 노래다. 이승철의 파워 넘치는 가창력과 끈끈한 애절함, 여러 갈래의 즉흥적 감정 표현이 조화돼 이승철의 ‘신규 브랜드’로 꼽힐만한 노래다. 기존 히트곡 ‘소녀시대’ ‘오늘도 난’ 등과 크게 다른 스타일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이승철은 “음악과 소리에 대한 나의 느낌과 생각이 바뀌고 있다”며 “타이틀 ‘고백’은 내 음악의 변화에 대한 고백”이라고 말했다.

새 음반은 예전과 달리 악기 구성이 단촐해졌고 보컬의 자연스러움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같은 음반 구성은 가요계의 유행을 거스르고 있는 것. 그러나 그는 “가수는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보컬 색깔에 애착을 갖게 마련”이라면서 “이같은 색깔을 찾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한다.

통기타 반주 위주의 발라드 ‘우리 영원토록’, 리듬앤블루스 ‘니가 흘러내려’, 지난해 6월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린 ‘빈터’ 등의 수록곡에서 이승철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그는 5, 6월경 서울 삼성동에 연건평 460평 규모의 대형 녹음 스튜디오 ‘퓨처 21’를 개관한다. 그동안 번 돈과 어머니의 도움으로 40여억원을 쏟아부었다. 그는 “16년된 뮤지션으로서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며 “임대 수익으로는 수지가 안맞지만 이를 통해 신인 발굴 등 본격적인 음반 사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