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선발의 압박감 때문이었을까. 피로한 기색에 목이 약간 잠기기도 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내외신 기자의 밀려드는 질문공세에 특유의 ‘예쁜’ 말투로 차근차근 얘기했다.
―미국진출 8년 만의 첫 개막전 등판이라 긴장됐을 텐데….
“솔직히 말해 흥분됐다. 더 잘해야지 하는 욕심에 불펜에서부터 집중이 안됐다. 그러나 마운드에 오르면 괜찮을 거라고 애써 자위하며 공 한 개 한 개 던질 때마다 전력을 다하다 보니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다.”
―중반에 직구 제구력이 썩 좋지는 않았는데….
“그러나 커브와 체인지업이 좋았다. 주자가 나갔을 때 더욱 공격적으로 던졌다.”
―32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의식했는가.
“전혀 몰랐다. 그 얘기는 될 수 있으면 안 꺼냈으면 했는데….”
―1점차 리드가 불안하지 않았나.
“내가 점수를 내주면 우리가 오히려 더 많은 점수를 뽑아낼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점수차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변경된 스트라이크 존은 어땠나.
“심판이 두서너개 높은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줬다. 젠킨스를 삼진으로 잡은 것을 비롯해 높은 스트라이크 몇 개가 통했다.”
―개막전 승리에 대한 소감은….
“오늘 이겼다고 해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똑같은 1승일 뿐이다. 앞으로 변하지 않고 잘하는 게 중요하다.”
―셰필드가 또 도움을 줬는데….
“스프링캠프 때 셰필드와 아침 일찍 함께 뛴 일이 많았다. 동료로 남기를 바랐고 도움을 주어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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