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장은 절대 안된다.” “하수처리장은 필수시설로 주민들이 무조건 반대만 해서는 안된다.”
경기 용인시 수지 구성지역이 하수종말처리장 건설문제로 시끌시끌하다. 죽전지역 주민들은 “아파트 단지 인근에 하수종말처리장은 절대 들어설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용인시는 주민들의 반발과 논란이 거세지자 이달 안에 공청회를 열어 필요시설임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이해를 구할 예정이다.
▽수지하수종말처리장〓경부고속도로와 죽전 동성아파트 단지 사이 4만1000평 부지에 1일 11만t 처리용량으로 내년 착공, 2005년 완공 예정될 예정. 이곳에서는 수지, 죽전, 구성, 보정지구 등 수지읍과 구성면 지역 34만여명(2006년 예상인구)이 배출하는 하수를 처리하게 된다. 인구증가에 따라 2016년(예상인구 36만명)까지 15만7000t 시설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성남 복정동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지는 수지1, 2지구와 풍덕천리, 죽전 동성아파트 등 자체정화 처리한 뒤 탄천으로 그대로 내보내는 아파트단지의 하수도 이곳에서 처리된다.
이곳은 인근에 벽산, 동성, 대진, 길훈, 중명 등 10여개의 기존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고 장기적으로 죽전지구, 보정지구, 구성지구 등 대형 택지지구가 위치할 지역의 중심이다.
▽주민주장〓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와 고충처리위원회, 환경부 등에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조만간 주민비상총회를 열고 용인시청 방문 등 실력행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용인시 홈페이지에는 하수종말처리장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매일 수십건의 주민의견이 게재되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 주민은 “하수처리장의 위치는 죽전 전철역이 들어서고 단국대가 들어오면 상업, 문화, 교육이 교차하는 중심거리”라며 “건설을 강행할 경우 용인시와 경기도를 상대로 강력히 투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죽전 동성 2차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 송규현씨는 “하수처리장은 아파트 단지와는 불과 15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인 곳에 하수처리장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용인시를 맹비난했다.
벽산 아파트 주민들도 “수백억원을 들이고도 무용지물이 된 분당 구미동 하수종말처리장의 선례를 밟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 일부 죽전 주민들이 구성지역을 후보지로 추천해 구성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는 등 지역 주민들간 의견대립 또한 뜨겁다.
▽용인시 대책〓용인시는 악취가 발생하지 않는 최신 공법을 도입하고 지하에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하며 지상에는 레포츠시설과 공원 등 주민친화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여가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탄천의 건천화와 수질악화를 막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시 관계자는 “자신이 배출하는 하수는 당연히 해당지역에서 처리해야 마땅하다”며 “주민들이 막무가내로 건설을 막는다면 하수대란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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