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나라에 다시 오게 돼 기쁩니다. 98년에 왔을 때보다 공항이 훨씬 넓어졌네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개막전(두산 대 해태전) 시구를 위해 4일 오전 5시30분 로스엔젤레스발 인천행 아시아나항공 OZ203편으로 입국한 미국 입양아 애덤 킹군(10·한국명 오인호)은 고국에 올 때마다 따뜻하게 맞아줘 고맙다 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킹군은 태어날 때부터 손가락이 모두 붙은데다 뼈가 굳으며 다리가 썩어들어가는 희귀질병을 앓고 있는 중증 장애인으로 철제(티타늄)로 만든 다리와 목발을 이용해 걷는다. 그럼에도 킹군은 야구를 즐긴다.
"매주 토요일 장애인들을 위해 열리는 야구 챌린지리그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 가 제 우상입니다."
킹군은 목발을 짚고 타석에 들어서 곧잘 안타를 날려 학교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장래 희망은 화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은 소망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95년 입양 이후 세차례에 걸친 손가락 분리수술과 허벅지 아래를 절단하는 고통을 이겨냈다. 양부모는 로스엔젤레스 인근 모레노밸리에 사는 미국인 찬스 로버트 킹(48·컴퓨터 엔지니어)와 도나 킹씨(48) 부부다. 이들은 현재 입양아 8명과 친자식 3명 등 모두 11명을 키우고 있다.
양아버지인 킹씨는 "아담을 멀리 떠나보내고 가슴 아파했을 친부모들의 고통을 이해한다"며 "그들에게 씩씩하게 자란 아들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킹군은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에 이어 6일에는 청와대를 방문한 뒤 7일 무료항공권(2년간 미주노선 비즈니스클래스)을 제공한 아시아나항공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