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K씨(32)는 자신을 ‘화통’한 성격의 소유자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쫀쫀’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 택시를 타고 내릴 때 ‘거스름 돈’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얼마 전 늦은 밤에 생긴 일.
“운전사 아저씨, 저기 슈퍼 앞에서 세워주세요.”
친구들과의 저녁 모임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택시요금 미터기가 1만원을 가리키자 세워 달라고 요청했다. 잔돈받기가 귀찮아 집앞 100m 전방에서 내리려는 순간 ‘미터 요금’은 100원이 더해져 1만100원이 나왔다.
1만1000원을 지불하고 내렸지만 손에 쥔 잔돈은 100원이 모자란 800원이었다.
‘이 아저씨도 그러네. 이제부터 셈을 끝내고 내려야지.’
K씨는 가끔 택시운전사로부터 ‘100원짜리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터라 이날도 마음이 찜찜했다.
최근 택시 요금이 8200원이 나오던 날, 그는 차에서 잔돈까지 챙긴 뒤 내리려 했다. 그러나 이번 택시운전사는 달랐다.
“8000원만 주시고 그냥 내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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