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개봉된 곽경택 감독의 ‘친구’가 개봉 첫주 관객 기록을 경신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결말 부분에 대해 재미있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영화관련 인터넷 사이트에는 준석(유오성)이 동수(장동건)를 죽이도록 시켰느냐 여부에 대해 관람객들의 다양한 ‘해석’이 올라와 있다.
일부는 준석이 자신의 보스를 경찰에 밀고하고 심복수하를 죽인 동수에게 최후의 도피 기회를 줬지만 말을 듣지 않자 부하들을 시켜 살해했다고 본다. 영화의 도입부와 후반부에 준석이 동수와 ‘최후의 담판’을 끝낸 뒤 담배를 떨어뜨린 장면을 슬로우 모션으로 두차례나 보여준 것이 살해 지시를 암시한 것이라고 해석한 것.
그러나 많은 관객들은 준석의 부하들이 과잉 충성으로 동수를 죽였지만 준석이 친구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 때문에 그 죄를 뒤집어 쓴 것이라고 낭만적으로 해석한다.
그 근거로 준석이 법정에서 혐의를 순순히 인정한 이유에 대해 “동수나 내나 둘다 건달 아이가(아닌가). 건달이 쪽팔려선 안된다 아이가”라고 말한 것을 든다. 동수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과 동수의 최후가 ‘피래미’ 손에 끝나는 꼴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스스로 저지르지도 않은 일을 뒤집어 쓴다는 것.
객관적 진실은 전자에 가깝다. 준석이 “쪽팔려선 안된다”고 한 것은 ‘폼생폼사’로 사는 건달 신세로 거짓말은 죽어도 못하겠다는 뜻. 하지만 곽감독의 말처럼 “해석은 언제나 관객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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