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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월드]미국 공석상 '말조심'…정부 견해표현 '수위조절'

입력 | 2001-04-05 19:38:00


미국이 미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 충돌사건과 관련된 공식견해를 밝힐 때마다 ‘말조심’을 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4일 “미국 정부는 충돌 사건의 외교적 의미를 확대시키지 않기 위해 언어 수위 조절에 고심하고 있다”며 미 관리들이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를 비교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중국 전투기 추락과 조종사 실종에 대해 ‘사과(Apology)’ 대신 ‘유감(Regret)’을 표명하면서 미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을 ‘사건(Incident)’이 아닌 ‘사고(Accident)’라고 규정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두 단어간 차이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이는 서로 다른 용어”라고 말했으나 단순성이 강조된 ‘사고’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미측은 정찰기를 지칭하는 용어 사용에도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 대다수 언론이 문제의 미 군용기를 ‘스파이비행기(Spy plane)’ 또는 ‘감시 비행기(Surveillance Plane)’라고 지칭하고 있지만 미 정부는 ‘정찰기(Reconnaissance Plane)’라는 용어를 선호하고 있다. 국방부 대변인인 크레이크 퀴글리 해군 소장은 “군용기에 탑승한 미군들은 스파이가 아니므로 ‘감시 비행기’라는 용어는 잘못됐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는 24명의 미군에 대해서도 ‘인질(Hostage)’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고 있다. 아리 플레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협상이 진행중이므로 ‘인질’이라는 단어는 적절치 않다”면서 “단지 ‘우리 미군(Our Servicemen and women)’이라고만 지칭해달라”고 기자들에게 주문했다.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