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법조인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군(軍)사건 재판과 수사를 맡는 군법무관에도 여성의 진출이 두드러져 화제다.
6일 사법연수원에 입소한 예비 군법무관 47명 가운데 여성이 5명이나 포함돼 있다. 지난해 제14회 군법무관 임용시험에서 합격한 뒤 중위로 임관한 유재은(30) 송경인(26) 김지영(28) 김미진(26) 이연주씨(27) 등이다. 여성 군법무관 시보의 사법연수원 입소는 90년 여성 군법무관 1호였던 이은수소령(36·국방부 법제과) 이후 10년만의 일.
군법무관 시험 합격 후 유씨는 공군에서, 송씨 등 나머지 4명은 육군에서 남성 예비 군법무관들과 함께 각각 9주간의 힘든 군사 훈련을 마쳤다.
유씨 등은 42명의 남성 군법무관 시보 동기들과 함께 2년동안 사법연수원에서 민사 실무수습과 변호사 실무 수습, 검찰 수사 및 형사재판 실무 수습 등을 받는다. 이들은 연수원을 수료하면 곧바로 대위로 승진해 군 검찰과 법원에 배속된다.
김미진씨는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중 뭔가 색다른 일을 해보고 싶은 생각으로 군법무관에 지원했다”며 “고된 군사 훈련 과정에서 눈물을 흘린 적도 있지만 이제는 내 역할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역시 법대를 졸업한 송경인씨는 “군대내 성희롱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군에 복무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같은 여성으로서 그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사법연수원 관계자는 “여성 군법무관 시보들의 시험과 군사 훈련 성적이 남성들보다 오히려 우수하다”며 “외국 영화에서처럼 여성 군 판사나 검사가 멋진 활약을 하는 모습을 볼 때가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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