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작
위험과 부패로 가득찬 도시의 음산한 풍경, 비에 젖은 뒷골목에 일렁이는 어두운 그림자, 불안해보이는 주인공들과 그들을 파멸로 몰아넣는 아름다운 여인들….
우울하고 염세적 분위기가 짙은 1940, 50년대 미국 범죄 스릴러와 갱스터 영화들에 대해 프랑스 비평가들은 ‘필름 누아르(Film Noir·어두운 영화)’라는 명칭을 선사했다. 어두운 조명과 흑백필름의 풍부한 음영 등 필름 누아르의 독특한 스타일은 ‘LA 컨피덴셜’같은 현대영화들에까지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고전영화와 예술영화를 소개해온 서울시네마테크는 7∼15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미국 필름 누아르의 고전 10편을 상영하는 ‘필름 누아르 걸작선’을 진행 중이다. 이번 걸작선에서는 이 장르가 배출한 매력적인 할리우드 스타들에 주목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팜므 파탈(Femme Fatale)’로 불리는 필름 누아르의 여성 캐릭터는 주인공에게 접근해 파멸로 몰아넣는 요부(妖婦)를 가리킨다.
상영작 중 ‘길다’는 팜므 파탈인 길다 역을 맡은 리타 헤이워드를 50년대의 대중스타로 만들어준 영화. ‘푸쉬 오버’는 그같은 팜므 파탈의 계보를 잇는 킴 노박의 출세작이다. 또 로버트 미첨은 서부영화와 필름 누아르의 스타일을 혼합한 ‘추적’을 통해 필름 누아르의 간판 스타로 떠올랐다. 험프리 보가트의 마지막 출연작인 ‘전락의 링’도 상영된다.
40년대 범죄영화 중 가장 정치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악의 힘’, 다큐멘터리적 수법으로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범죄현장에 입회한 듯한 인상을 주는 ‘네이키드 시티’ 등도 주요 상영작. 관람료 5000원. 상영일정 안내는 인터넷 홈페이지(www.cinemathequeseoul.org). 02―3272―8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