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란 직업을 탄생시키며 국내 게임대회 붐을 일으켰던 스타크래프트(스타크)의 인기가 최근 시들해지자 프로게이머들이 ‘포스트 스타크’를 향해 종목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대신 프로게이머들을 유혹하는 게임은 ‘킹덤 언더 파이어’(커프) ‘아트록스’ ‘액시스’‘카운터 스트라이크’(카스) 등.
이 중 국산 대작 게임인 ‘커프’가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재 케이블 채널인 온게임넷 TV와 iTV(경인방송)에서 ‘커프’대회를 중계하고 있으며 길드(동아리) 대항전도 매달 열린다.
봉준구 김동수 유병옥 이지혜 선수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스타크 프로게이머들이 ‘커프’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유병옥 선수는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전(KAMEX)의 ‘커프’ 대회에서 캐나다 출신인 기욤 패트리 선수를 물리치고 우승하기도 했다.
스타크와 가장 비슷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아트록스’도 프로게이머들이 선호하는 게임. 최근 스타크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임성춘 선수가 온게임넷 ‘아트록스’ 대회에서도 4강에 올랐을 정도로 정상급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고 김종성 봉준구 선수도 16강, 8강에 올랐다.
최근엔 스타크와는 전혀 다른 장르인 액션 게임 ‘액시스’가 출시 두 달 만에 큰 인기를 끌며 프로게이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액시스’는 최근 미국 리얼 네트워크에 로열티 연간 500만 달러(65억 원)를 받고 판매를 개시할 정도로 게임성을 인정받고 있다.
변성철 신동혁 이은경 황성진 등 국내 선수와 미국출신인 빅터 마틴 선수 등이 ‘액시스’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한 프로게이머는 “프로게이머를 계속 하려면 스타크만 하고 있을 순 없기 때문에 다른 게임에 손을 대고 있다”며 “2, 3년을 주기로 게임 종목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프로게이머의 숙명이라면 숙명”이라고 말했다.
외국 액션게임의 대명사인 ‘카스’ 대회를 위해 뛰는 선수들도 차츰 늘고 있다.
게임구단인 삼성전자 칸은 앞으로 열릴 ‘카스’ 리그에 대비해 4명의 게이머를 발굴하고 있다. 특히 5대 5 등 여러 명이 동시에 경기를 하기 때문에 팀웍을 다지기 위해 일찍부터 준비하고 있다.
온게임넷의 김진환 PD는 “아직 스타크의 시청률이 커프나 아트록스에 비해 3배나 높지만 점차 커프 등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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