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20승 4월 성적에 달렸다.’
동양인 최초 20승고지 등정을 향해 쾌속항진 중인 박찬호에게 4월 한달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전형적인 ‘슬로우스타터’인 박찬호는 97년 LA 다저스의 선발투수로 자리잡은 이후 7월초에 열리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을 분기점으로 후반기에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97년부터 지난해까지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총 60승을 거둔 박찬호는 전반기인 4,5,6월 3달동안 통산승수가 24승에 불과하다. 전반기 승수가 하반기보다 많은 해는 단 한번도 없다.
박찬호에게 전반기 그중 4월 성적이 ‘한해농사’를 좌우 할 만큼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지난해 입증됐다.
박찬호는 작년 4월28일 데뷔이후 가장 빠르게 3승을 달성, 생에 최고인 18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찬호는 4월달에 1승을 올린 97년에 14승, 각각 2승씩을 거둔 98년과 99년에는 15승과 13승을 거뒀다. 따라서 4월달에 4승이상을 거둔다면 산술적으론 최소 지난해 보다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운도 따라주고 있다. 당초 박찬호는 13일 내셔널리그 서부조 ‘우승 1순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등판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에이스 케빈 브라운의 복귀가 이틀 미뤄져 오는 14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에 시즌 3번째 선발 등판한다.샌디에이고는 전문가들로부터 NL 서부조 최하위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첫 개막3연승에 도전하는 박찬호의 승리가능성은 매우 높다.박찬호는 샌디에이고와의 최근 2경기에서 17이닝동안 삼진 26개를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피안타와 사구는 각각 4개와 5개. 특히 지난해 9월30일 샌디에이고의 홈 콸컴스타디움에서 생에 최초의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20승 달성을 위해 4월달에 많은 승수를 챙겨야하는 박찬호가 샌디에이고전은 물론 2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26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까지 초반 상승세를 이어갈 지 궁금하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