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냐와 게오르규 부부
오페라계 ‘세기의 커플’이 영화에 출연했다.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부부는 최근 프랑스의 브느와 자크 감독이 연출한 영화 ‘토스카’ 촬영을 마치고 올해 9월 베니스영화제에서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알라냐―게오르규 커플은 그동안 배우 뺨치는 외모로 인기를 모아왔기에 팬들이 거는 기대는 크다. 1m70을 넘는 키의 안젤라 게오르규는 서늘한 눈매와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검은 머리칼이 매력. 남편 로베르토 알라냐는 단정하면서도 따스해보이는 얼굴표정 때문에 많은 ‘오빠부대’를 거느리고 있다.
‘토스카’는 푸치니의 오페라를 그대로 영상에 옮겨놓은 음악영화. 원작 오페라인 ‘토스카’는 1800년 나폴레옹 전쟁기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벌어지는 보수 진보파 대립과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한 예술가 커플의 고난을 다루고 있다.
‘토스카’는 정치범, 고문, 음모, 살인 등을 담고 있어 영화의 소재로 가장 적당한 오페라. 이번 영화는 오페라 ‘토스카’ 초연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촬영이 시작됐다.
최근 모나코에서 두 사람을 만난 음악칼럼니스트 배윤미 씨는 “알라냐가 부인의 연기가 훌륭했다며 매우 흡족해했다”고 소개했다. 알라냐는 토스카 연기가 ‘눈부셨다’며 부인자랑을 늘어놓더라는 것.
프랑스 ‘시네마3’사가 제작한 이 영화는 2002년 이후 DVD로도 발매돼 ‘안방극장’에서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알라냐는 1995년 영국 ‘클래식 CD’ 등 주요 음악지에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를 이을 제4의 테너’로 소개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
비슷한 시기에 루마니아 출신의 게오르규도 게오르그 솔티 지휘의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에서 주인공인 비올레타 역으로 열연하면서 세계적인 프리마 돈나로 떠올랐다. 1996년 두 사람이 은밀한 로맨스 끝에 결혼에 골인함으로써 두 사람의 ‘시너지 효과’까지 나타났다.
배윤미 씨는 “이 부부는 앞으로 레온카발로 곡 ‘팔리아치’ 등 여러 편의 오페라 영화 출연계획이 잡혀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전개될 DVD시대에 두 사람은 안방극장에서 가장 빈번히 접하게 될 클래식 음악가로 군림하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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