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대부분 인문계 고교가 3학년생을 대상으로 평일은 물론 토요일 일요일까지 야간 보충자율학습을 실시해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고교는 1년치 또는 6개월치 자율학습비를 한꺼번에 징수하거나 은행의 특정 계좌를 통해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새학기 들어 특기 적성교육을 중심으로 한 보충자율학습 규제가 풀리면서 광주지역 45개 인문계 고교 대부분이 보충자율수업에 경쟁적으로 나서자 광주시교육청 인터넷 홈페이지 열린마당에는 이를 비난하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A고교의 한 3년생은 평일에 오후 10시까지 자율학습을 하고 토요일에는 오후 6시까지, 일요일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보충교재로 수업을 진행해 학교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고3년생은 “학교수업이 끝난 뒤에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해야 되는데 강제적으로 보충수업을 받는 현실을 교육당국에서는 아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자율학습비를 징수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고3년생을 둔 학부모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1학기분 자율학습비 5만원을 줬는데 아들이 영수증을 가져오지 않아 물어보니 학교에서 회계처리를 하지 않고 곧바로 교사수당으로 입금시키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영수증이 없는 잡부금을 거둬도 되느냐”고 말했다.
전교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일부 학교는 자율학습비 1년치를 한꺼번에 징수하거나 학부모 대표의 은행계좌를 통해 거둬들이는 일까지 있다”며 “학생들의 수준과 희망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보충자율학습을 실시하는 것은 인성교육을 무시한 비교육적인 처사”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교조 광주지부는 오는 11일 광주시교육청을 방문해 김원본(金原本)교육감에게 파행적인 보충자율학습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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