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군사과학이 녹색의 그라운드에 연착륙했다.
미국의 퀘스텍(QuesTec)사가 전투기와 미사일의 위치파악을 위해 사용하는 기술을 응용, 투수가 던진 볼의 궤적을 파악할 수 있게 만든 심판정보시스템(Umpire Information System)이 10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파크에 설치돼 화제다.
이 시스템으로 볼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는지 여부를 첨단기술로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기계가 심판의 역할을 대신 수행할 수 있게 된 것. 지난해 애리조나 교육리그와 올해 시범경기에서 시험사용을 마친 심판정보시스템 등장으로 야구심판들은 각자 다른 각도에서 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평가대신 객관성을 가진 과학의평가를 받게 되면서 `절대적 권위'를 위협받게 됐다.
하지만 퀘스텍사는 이 시스템이 심판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며 경기후 `복기'를 통한 심판의 재교육용으로만 사용될 것이라고 못을 박아 심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
짐 조이스 심판은 "무엇이든 우리가 심판을 보는데 도움이 된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고 랄프 넬슨 심판위원회 부위원장은 "이 시스템은 심판을 평가하는데 쓰이는 게 아니라 정확한 판정을 돕는데만 사용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넬슨 부위원장은 심판을 보는 일에 있어 `인간적요소'는 야구에서 타격과 주루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첨단과학의 영역침범(?)에 대한 경계도 감추지 않았다.
[보스턴=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