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朴智元)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은 10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공동 발표 1주년을 맞아 당시 북측 송호경(宋浩景) 아태평화위부위원장과의 베이징 협상 비화를 소개했다.
박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우여곡절 끝에 정상회담을 갖기로 4월8일 합의했지만 북측은 정상회담 합의문에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명(수표) 문제를 두고 ‘합의문이 안 나올지도 모르는데 무슨 수표 얘기냐’며 확답을 하지 않아 끝까지 애를 태웠다”고 말했다.
그는 6월13일 김 대통령의 평양 도착 때 김 위원장이 공항에서 영접한 것에 대해서도 “북측이 ‘공항 도착성명을 발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해 김 위원장의 공항 출영과 관계 있는 것 같다는 추측을 했지만 사전에 확실한 언질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털어놓았다.
박 수석은 “모든 일정이 불확실했기 때문에 6월13일 평양 공항에 내려 김 위원장이 출영 나온 것을 보니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기뻤으나, 한편으로는 공항 출영으로 정상회담을 때우려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고 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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