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주가가 지루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올 연초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던 현대중공업 주가는 지난 2월 1일 28150원의 종가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더니 3월 5일 2만5800원, 같은 달 26일 2만9800원의 종가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2만7000원∼2만8000원대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6일 열린 현대중공업 주주총회에서 회사측은 지난해 영업보고서를 공개하고 매출액 6조6000억원, 수출 42억2000만달러, 수주 76억7000만달러를 기록하고, 366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렸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계열사 주식 처분과정에서 발생한 손실과 계열사 영업실적 부진으로 인한 지분법 손실로 당기순이익은 99년의 3228억4400만원에서 151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밝혔졌다.
이런 결과는 계열사 구조조정과 계열 분리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이며, 장기적으로 볼 때 그룹 리스크에서 벗어나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게 됨으로써 시장에서 회사가치를 올바르게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또 최근 들어 급등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것도 현대중공업에게 호재였다.
실제로 각 증권사들은 현대중공업을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주로 앞다퉈 투자유망 종목으로 추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며 '환율 수혜' 효과도 줄어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또 지난달 24일 지분의 49.9%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석유화학 기업어음 80억원 어치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런 공시가 나온 후 현대중공업 주가는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교보증권은 지난 4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현대중공업이 49.9%의 지분을 보유한 현대석유화학의 적자로 594억원의 지분법
평가 손실이 발생해 지난해 경상이익은 전년대비 92.1%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교보증권의 임채구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출자하고 있는 계열사중 출자규모가 큰 현대전자와 현대석유화학, 현대아산의 재무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향후 부실자산 발생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주장했다.
임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주가가 지루한 횡보세에서 벗어나 상승하기 위해서는 부실 계열사들에 대한 재무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조치들이 선행돼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준석dr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