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에 별다른 변화 조짐이 없어 정부 당국자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이런 상태로라면 상반기로 예상돼 왔던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기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13일 5차 장관급회담에 불참한 이래 4차 적십자회담에도 나오지 않았고, 세계탁구 선수권대회 단일팀 출전에도 합의해 놓고 막판에 이를 무산시켰다.
북한의 이런 태도에 대해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은 10일 국회 답변에서 “현재 남북관계는 북한의 여러 사정에 의한 일시적 소강국면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김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서도 “한반도 주변정세와 남북관계 추이, 북한 사정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내부 행사에 바쁜 것은 사실. 최고인민회의 10기 4차 회의가 5일 끝난 데 이어 15일에는 북한 최대의 명절로 꼽히는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행사를 치러야 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태양절 행사를 끝내면 남북관계를 포함한 대외 활동에 다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북측은 최고인민회의에서도 6·15 공동선언은 이행해 나갈 것임을 거듭 분명히 했다.
북한의 대외활동 재개는 이 달 안으로 예상되는 김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그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방문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5월부터는 남북관계도 다시 대화국면으로 접어들지 않겠느냐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한은 지금도 정보기술(IT)분야를 비롯한 민간 경협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