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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영재의 월가리포트]고비넘긴 전력위기 문제는 기업실적

입력 | 2001-04-11 18:37:00


한 때 미국 경제에 먹구름을 몰고왔던 캘리포니아 전력위기가 한시름 놓게 됐다. 캘리포니아 지역 제2의 전기 판매 업체인 남가주 에디슨(SCE)사가 주정부에 송전시스템을 매각하는 대가로 27.6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융통하게 되면서 파산을 면한 것이다. 바로 며칠전 최대 공급사인 태평양가스. 전기(PG&E)사가 이런 제안을 거절한 후 파산 신청에 나선 것에 비한다면 진일보한 결정이란 평가다. 민영화와 지나친 규제개혁에서 비롯됐다는 원인규명을 따지기 전에 이런 전력비상사태에 따른 주식시장의 움직임도 여러갈래로 나타나고 있음은 흥미로운 일이다.

우선 이들 전력판매사의 부도 가능성에 직면해 금융기관들의 불안감은 상당히 높아졌었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인한 부실채권 증가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와중에 추가적인 부실의 증가가 위협이 된 것이다. 잠재적인 위험으로 금융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던 이들 부실 요인은 결국 지난 주말 PG&E사가 파산 보호 신청을 함에 따라 채무채권이 동결되면서 금융주의 주가는 크게 타격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금주 들어 SCE사는 파산보다는 헐값에라도 송전시스템을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금융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로 돌아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반면 이런 전력 부족사태에 수혜를 보는 종목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알미늄을 생산하는 업체들이다.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알미늄 생산업체들이 전력 부족사태를 맞아 향후 생산 축소가 불가피해지면서 알미늄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작년 10월 이후 60%의 상승률을 자랑하고 있는 알미늄업종 주가는 최근들어 다시 돌아선 알미늄 국제가격의 영향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우지수 구성종목으로 최대 알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Alcoa)사의 경우 역사상 고점인 43달러에 근접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남가주에디슨사에 대한 주정부의 지원방안으로 모든 문제가 일시에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최근 월가에서 증폭되고 있던 신용위기에 대한 우려감은 한 풀 꺾이게 됐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시장도 산뜻한 상승세를 보이며 심리적인 지지선이었던 지수 10,000선과 1,800선을 회복했다. 이제 뉴욕증시에선 기업 실적 회복만 나타나 준다면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