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저에게 금메달 이상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재일교포 4세로 최근 유도 국가대표에 발탁돼 태릉선수촌에서 아시아선수권(14, 15일) 금메달을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추성훈(26·부산시청·81kg급)은 최근 한 방송사로부터 한가지 제의를 받았다. 오직 태극마크의 일념으로 일본의 내로라 하는 실업팀 입단을 거부한 채 모국을 찾아 마침내 꿈을 이룬 그의 인생행로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방송하겠다는 것. 하지만 추성훈은 고심끝에 이 제의를 거절했다.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훈련에 방해된다”는 게 그 이유.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카메라가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따라 다닐 경우 자칫 훈련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더구나 추성훈은 이번이 첫 국제대회 출전인데다 일정조차 가뜩이나 촉박해 훈련시간도 빠듯하다.
73년 상비군으로 뽑혔으나 태릉선수촌 입촌을 앞두고 다쳐 태극마크를 달 기회를 놓쳤던 부친 추계이씨(50)가 “내 몫까지 대신해 달라”고 설득한 것도 추성훈이 마음을 굳히는데 한몫했다.
유도대표팀 권성세 감독은 “그동안 추성훈에 대해 오해도 많이 했지만 직접 가르쳐 보니 집념과 열의가 대단하다는 것을 새롭게 발견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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