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전에 선발등판한 박찬호의 투구는 그다지 매끄럽지 못했다. 지난 2경기에서 애를 먹었던 직구 컨트롤은 좋아졌지만, 들쑥날쑥한 피칭은 여전했다.
박찬호는 3회를 제외하고는 계속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내며 고전했지만, 그때마다 후속타자를 삼진이나 범타처리하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모두 110개의 공(스트라이크 66, 볼 44)을 던진 박찬호는 7이닝동안 4안타, 3실점, 볼넷 3개, 삼진6개, 몸에 맞는볼 2개를 기록했다. 방어율은 3.00에서 3.32로 다소 높아졌다.
박찬호가 5회 두명의 타자를 연속 몸에맞는 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한 점은 아직 그가 랜디 존슨이나 케빈 브라운같은 '슈퍼 에이스'에는 못미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 결국 후속타자 마이크 다에게 2루타를 허용, 2점을 추가로 내주는 빌미가 됐다.
이날 박찬호 투구의 백미는 7회에 나왔다. 박찬호는 첫타자 대타 데이브 매거던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하고 희생번트로 1사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후속타자 마크 콧세이와 라이언 클레스코를 연속삼진으로 잡아냈다.
특히 3번 라이언 클레스코를 볼카운트 2-2 접전끝에 폭포수 같이 떨어지는 몸쪽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박찬호는 팀타선의 도움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채 8회 마운드를 넘겼으나 마무리 제프 쇼가 9회말 1사 만루에서 대타 부바 트라멜에게 동점타를 허용, 박찬호의 승리를 날려보냈다.
아쉽게 승리를 놓친 박찬호는 2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등판, 다시 3승에 도전한다.
최용석/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