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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게 이렇군요]파월 내달 방한추진 배경

입력 | 2001-04-15 18:41:00


다음달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한미간에 대북정책을 둘러싼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파월장관의 방한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와 국무부 한반도 라인에 대한 정비가 대체로 마무리된 뒤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돼 양국이 대북정책의 공조를 새롭게 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우선 3월초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때 드러났던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 견해차이가 얼마나 좁혀질지가 관심거리.

당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김대통령에게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피력하는 등 한국의 포용정책과 상충하는 견해를 밝힌 것은 북한에 대한 면밀한 정책적 검토 없이 정상회담에 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워싱턴 외교가의 분석이었다.

그 후 미국 내에선 부시 대통령의 김대통령에 대한 외교적 결례를 비판하고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를 촉구하는 여론이 높았다. 이 같은 기류는 부시 행정부가 범정부 협의 채널인 ‘북한위원회’를 통해 수립중인 대북정책에도 어느 정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파월 장관은 강성 기조를 띠고 있는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팀 내에서 유일한 비둘기파로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온건한 편. 강경파의 압력으로 결국 하루만에 취소하긴 했지만 파월장관은 김대통령 방미 때도 “클린턴 행정부가 중단한 곳에서 대북정책을 시작하겠다”며 포용정책의 계승 의사를 밝혔다.

국무부는 북한을 담당하는 업무라인을 정비중이다. 그 내용은 △다음달 상원인준이 예상되는 제임스 켈리 동아태 담당 차관보 내정자에게 한반도 문제를 총괄하게 하고 △한반도평화회담 담당 특사로 내정단계에 있는 찰스 프리차드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보좌관에게는 전임자(찰스 카트먼)보다 역할을 축소하며 △웬디 셔먼이 맡았던 대북정책조정관직은 폐지하는 방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새 인물이 함께 방한하게 되면 한국측에서는 상견례를 겸해 대북정책 전반을 논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승수(韓昇洙) 신임 외교통상부 장관으로선 한국으로 찾아오는 파월 장관을 맞아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대북 관련 현안을 논의할 수 있게 된다.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