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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e장소/음식점]16년 전통의 손맛 그대로~ 희궁반점

입력 | 2001-04-16 20:10:00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효동각, 아니 희궁반점을 취재하러 갔다. 분명 한가한 시간이라 했는데도, 한참 지지볶는 요란한 요리소리가 들리고 있었는데. 희궁반점의 박재왕 사장님은 그렇게 바쁜 중에 잠깐 짬을 내셨다.

"극중의 효동각과 비슷한 이야기를 가진 곳이에요, 몇 년전만 해도 근사한 대형 중국음식점이 있었거든요..." 27살부터 요리를 하셨다며, 석유버너로 손수 음식을 하신다는 사장님. 석유버너는 가스버너에 비해 화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불의 음식이라는 애칭을 가진 중국음식이 정말 제대로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드라마처럼 요리대회 같은 것에도 출전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나라에는 그런 요리대회 같은 것이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요리라는 것은 그런 승부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덧붙이셨는데. 그래서인지 기자에게 특별히(?) 제공된 유슬자장 역시 독특한 맛을 가지고 있었다.

조미료 같은 인공적인 가미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춘장 고유의 향이 살아있으면서도 달근 짭쪼름한 맛. 흔한 감칠맛이라는 표현으로는 포용하지 못할 오묘한 맛이라고나 할까.

이처럼 자장면 하나에도 이러한 맛이 나는 비결은 맛이라는 것이 늘 향유하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요리철학에서 나오는 것인 듯 하다. 중국인 요리사였던 사부로부터 불을 다루는 것부터 배우며 나름대로의 요리에 대한 세계관을 정립했던 사장님의 요리는 그래서 기름진 중국요리이면서도 동시에 담백한 맛을 가지고 있는데.

100가지 정도의 가능한 요리 중 유산슬과 깐풍새우가 가장 자신 있다는 사장님. 맛을 연구하기 위해 일본에도 다녀올 정도의 열의를 가진 희궁반점에서, 비록 작지만 친절, 청결, 맛의 삼박자를 철저히 지켜내는 장인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끝으로 배달이 안된다는 것과 지긋이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 - 맛난 요리를 먹기 위한 약간의 노력이라고 생각하자. 이 불편함은 젓가락이 입에 가는 순간에 사라질 테니까.

◇위 치

연대 정문에서 세브란스 병원 길을 통해 금화터널 가는 길로 올라가면 연대동문회관이 보이고, 동문회관을 끼고 왼편으로 난 골목으로 통해 연대야구부숙소 쪽으로 따라 올라가면 보인다.

◇버 스

일빈버스 5-1, 143, 588-2, 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