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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게 이렇군요]野 신문고시 헌소배경

입력 | 2001-04-17 18:35:00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에 이어 한나라당이 17일 신문고시에 대해 헌법소원을 내기로 함에 따라 신문고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주요 당직자 회의 브리핑에서 헌법소원 제기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우선 신문고시가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내용이어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 등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초적 권리를 훼손하는 만큼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통해 이의 효력을 정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다음은 신문고시로 언론 자유가 위협받게 되면 결국 야당에도 그 피해가 오게돼 이를 막아야 한다고 권 대변인은 설명했다.

신문고시를 통해 정부의 신문업계 관여가 공식화되면 신문의 정권비판 기능이 약해질 수밖에 없어 국민이 정국 현안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였다.

법조인 출신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신문고시가 사인(私人) 간의 자유계약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신문사와 지국이 각자의 의사에 따라 계약을 하고 거래를 하면 그만인데, 신문고시가 이를 제한하는 것 자체가 위헌행위라는 것이다.

그는 또 “국민 기본권이 침해를 받는 데 대해 야당이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며 “헌법소원뿐만 아니라 법원에 신문고시 무효 확인소송과 신문고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도 함께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한나라당 주요당직자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됐다. 한 당직자는 “신문고시를 정부와 특정 신문의 갈등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지금이라도 공정거래위에서 당 차원의 항의시위를 하는 등 다양한 투쟁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야당이 신문고시를 정쟁(政爭) 거리로 악용한다’는 비판 여론이 제기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권 대변인은 “여론이 죽으면 야당이 하는 일을 누가 어떻게 알리겠느냐”며 “여권 관계자들이 이미 언론계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다각도로 언론사측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