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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최승희 춤 "창작 춤 '신무'로 고국팬 만나요"

입력 | 2001-04-17 18:42:00


전설적인 무용가인 최승희 춤을 재현해 화제를 모았던 재일교포 무용수 백향주(25)가 2년만에 한국을 찾는다. 22일부터 서울 서초동 한전아츠풀센터에서 열리는 ‘백향주 무용―신무(神舞)’.

이번 무대는 98년 99년 서울 공연과 마찬가지로 ‘초립동’ ‘관음보살무’ 등 최승희의 춤이 중심을 이루지만 신작도 새로 선보여 눈길을 끈다.

16일 일본 도쿄에서 마무리 연습 중인 그는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작 가운데 윤이상의 플루트 독주곡 ‘소리’에 국수호가 안무한 새 작품 ‘신무’에 깊은 애착을 보였다. 이 작품은 10여분 길이로 지난 1월 일본 도쿄예술극장에서 초연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는 이 작품에 대해 “창작 무용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전통 무용에 내재된 춤의 맛을 살리면서도 음악과 안무가 현대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무용인으로서 두려워하지 않고 늘 도전하는 자세를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2년만에 고국 팬들을 다시 만난다는 것이 가장 마음 설레입니다.”

백향주의 춤 인생은 재일교포로 살아가야 하는 현실과 ‘닮은 꼴’이다. 도쿄에서 태어난 그는 북한 금강산가극단에서 무용수로 활동했던 아버지 백홍천씨(53)의 손에 이끌려 두 살때 무용을 시작했다.

최승희의 양자로 알려진 북한 무용가 김해춘씨로부터 최승희의 춤을 전수받았고 재일무용가 정민에게서 ‘승무’ ‘교방무’ 등 남한 춤을 배웠다.

백향주는 “북쪽의 춤은 화려하고 속도가 빠른 반면 남한은 내재적인 정신이 중시된다”며 “남북의 춤이 점점 다른 길을 걷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국내 공연에서 “춤 실력이 과대포장됐다”는 일부 비판에 대해 “내가 배운 모든 것을 발휘한 무대여서 아쉬움은 없었다”며 “극단적인 평가는 인기가 있다는 증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결혼은 언제 쯤”이라는 질문에는 전화를 통해 웃음 소리가 전해진다.

“22세 때는 20대 후반에 결혼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춤을 추다보니 자꾸 몰랐던 세계가 열립니다. 이제는 30대 중반까지 춤을 추고 난 다음에야 결혼과 같은 다른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연은 22일 오후 6시, 23일 오후 8시. 2만∼4만원. 02―3486―0145 그는 ‘초립동’ ‘무당춤’ ‘관음보살춤’ 등 최승희의 작품을 재현한 1998, 99년 서울 공연을 계기로 국내에 알려졌다.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