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중인 버터에서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이 독일 호주 등 선진국의 제품에 비해 4∼6배 이상 많이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독일의 에르고 연구소와 스웨덴의 스톡홀름대가 공동으로 세계 39개국에서 많이 팔리는 버터 3∼5종을 각각 수거해 분석한 결과 한국산 제품의 다이옥신 검출량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이옥신은 쓰레기 소각이나 제철 제강공장 등의 배기가스 배출과정에서 발생해 대기와 토양 수질 등을 오염시키는데 식품을 통해 인체에 계속 축적될 경우 암 발생률을 높이고 면역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환경호르몬이다.
각국의 식품을 모아 같은 실험실 장비로 다이옥신 검출량을 비교한 것은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9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제21차 국제다이옥신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에서 인체에 가장 해로운 맹독성 다이옥신(TCDD)의 경우 한국산 버터의 지방성분 1g에 0.2pg(피코그램·1조분의 1g)이 검출됐다. 이는 조사대상 국가 중 다이옥신 검출량이 중간그룹에 속하는 독일의 4배 수준이다.
에르고 연구소는 다이옥신보다 독성이 적고 화학구조가 다르지만 비슷한 작용을 하는 환경오염물질인 ‘퓨란’이나 폴리염화비페닐(PCB)의 검출량을 다이옥신 독성치로 환산해 버터에 있는 다이옥신 총량을 계산한 결과 한국이 1.25pg(지방성분 g당)으로 독일의 3.4배, 호주의 6.6배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독일 등 대부분의 유럽국가는 버터의 다이옥신 총량이 3pg을 넘을 경우 판매를 중지시키고 다이옥신 오염 경로를 추적토록 규정하고 있다.식약청 연구원은 “다이옥신이 대기를 통해 이동해 목초→소→우유 등의 경로로 인간에 축적되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우유제품과 육류의 다이옥신 오염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버터를 조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조사 결과에 우려를 나타냈다.
▼"인체 해로운 수준 아니다"▼
그러나 국내 업계 관계자는 “국가별 버터 샘플수가 3∼5개에 불과해 조사 결과를 완전히 신뢰하기 어려운데다 다이옥신 검출량이 유럽 국가의 판매중지 기준에 못 미치므로 인체에 해로운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 다이옥신 학술대회는 전문가들과 산업체 및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다이옥신을 포함한 환경오염 물질을 주제로 매년 열린다. 80년 이탈리아의 로마대회를 시작으로 주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개최됐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에서 열린다. 서울대회 사무국 02―318―5775(www.dioxin2001.com)
songmoon@donga.com
▽다이옥신이란〓다이옥신은 쓰레기 소각이나 제철 제강공장 등의 배기가스 배출과정에서 발생해 대기와 토양 수질 등을 오염시키는데 식품을 통해 인체에 계속 축적될 경우 암 발생률을 높이고 면역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환경호르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