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가 한국 마라톤 역사에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17일 새벽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제105회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 이봉주는 2시간09분42초의 기록으로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이봉주의 우승은 한국 남아로써는 제51회 서윤복, 제54회 대회의 함기용 이후 세 번째로, 51년만의 쾌거.
꺼벙이 또는 봉달이란 별명을 가진 이봉주는 1970년 충남 천안출생으로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광천고 1학년 때였다. 뒤늦게 시작해서인지 고교 졸업때까지 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이봉주는 가까스로 서울시청에 입단할 수 있었다.
2년 후 도쿄국제하프마라톤에서 한국 최고기록을 수립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95년 코오롱에서 정봉수 감독을 만나 급기야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마라톤의 최고봉으로 떠올랐던 것.
하지만 몇 년간 슬럼프에 빠졌던 이봉주는 99년 소속팀이었던 코오롱을 떠나 삼성전자에 새 둥지를 틀었다.
온 국민이 기대했던 시드니올림픽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지는 불운으로 24위의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되었지만 2개월 후 후쿠오카 마라톤에서 준우승을 하는 강한 정신력을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에서 이봉주가 우승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 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어왔던 막판 스퍼트가 강해졌다는 점. 애틀랜타나 후쿠오카에서는 뒷심 부족으로 2인자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케냐의 첼랑가, 에콰도르의 구에라와 3파전을 펼치던 이봉주는 결승점을 3km 남기고 스퍼트를 시작하여 다른 두 선수를 완전히 따돌리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결승 테이프를 끊는 이봉주의 밝은 웃음속에 한국 마라톤의 미래가 비추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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