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에 있는 ML샵에서 이치로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와 시애틀의 모자 등을 고르고 있는 일본 청소년들.
미국 프로야구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일본출신 야구스타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뜻밖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18일 현재 12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치로는 팀의 마무리 투수 사사키 가즈히로와 더불어 일본에 메이저리그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지만 이 열풍의 반대작용으로 일본 프로야구에는 이상 한파가 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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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 4타수4안타·사사키 7세이브
일본 공영방송인 NHK가 시애틀의 전경기를 중계 방송하는 가운데 일본 최고의 인기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 경기의 시청률은 전성기에 비해 10% 이상 떨어졌고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발길도 서서히 뜸해지고 있다.
여기에 해외 소식에 인색하기로 소문난 일본 스포츠신문도 연일 이치로의 안타행진을 톱뉴스로 전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어제 이치로 안타치는것 봤어?"가 아침인사가 됐고 어디에 있는 지도 몰랐던 시애틀로의 여행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노모 히데오(보스턴 레드삭스)가 95년 메이저리그 신인왕에 뽑힐 때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는게 일본 야구계의 평가다.
일본인들이 이치로에게 더욱 광적으로 열광하는 이유는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서 동양인 타자는 안된다'는 통념을 멋지게 깨부수었다는데 있다.
또 미국에 대한 보이지 않는 콤플렉스가 있는 일본인들이 180㎝, 72㎏의 자그마한 체구의 이치로가 거구의 미국 투수가 뿌리는 강속구를 멋지게 받아치며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을 보고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도 한 이유로 분석된다.
[도쿄=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