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보통신 산업의 대들보인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이 중대한 기로를 맞고 있다.
18일 정보통신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CDMA 관련산업은 세계 최초의 상용화, 세계 최대의 가입자 규모 등 화려한 성공신화 에도 불구하고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교환기와 기지국 장비 등 돈 되는 시스템 시장은 이미 모토로라 루슨트테크놀러지 노텔 에릭슨 등 유럽방식(GSM) 시장에 주력한 통신강호들이 거머쥔 지 오래다. 주종목인 단말기 부문마저 GSM 분야 강호와 중국 등 후발국의 협공을 받고 있다.
오는 10월 중국의 CDMA 상용화 이후에는 중국산 저가 단말기까지 한국으로 몰려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 개방은 약보다는 화가 될 수 있다 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는 이달중 실시될 중국 차이나유니콤의 CDMA 입찰이 국내 CDMA 산업의 세계 시장 도약 가능성을 가늠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강호들의 끼어들기=세계적인 장비업체들이 잇달아 CDMA 사업에 뛰어들면서 한국 기업의 시장 선점 효과는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
종전에는 CDMA시장에 관심을 두지 않던 노키아 모토로라 등 단말기 제조사들도 총 규모 80조원대의 중국 CDMA 시장이 열리면서 CDMA 진출을 가속하고 있다. 이들은 전세계적인 휴대전화시장의 침체를 CDMA진출로 돌파하겠다는 계산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의 세계 CDMA 단말기 시장 점유율은 현재 50%지만 이를 지킬 자신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DMA 단말기 시장에서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할 경우 현재같은 독주는 장담할 수 없다 고 말했다.
▽중국의 만만찮은 추격=양승택 정보통신부장관은 중국이 CDMA 서비스를 시작하면 단말기 시장의 30%는 한국 기업이 차지할 수 있다. 고 장담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그렇지 않다.중국의 단말기 기술수준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
중국 중흥통신의 한국 투자기업인 퓨처텔의 심재룡 사장은 중흥통신,대당 등 중국 업체들은 국내 업체 못지 않은 단말기 양산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고 밝혔다. 그는 또 아무리 기술력이 좋아도 자체적인 유통망이 없는 국내업체로서는 중국내 단말기 판매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고 말했다. 중흥통신 등은 3세대 CDMA(CDMA 2000 1X) 단말기 개발도 끝내고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reewill@donga.com